[길섶에서] 원시반종(原始反終)/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원시반종(原始反終)/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3-01-09 00:00
업데이트 2013-01-09 00:0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삶은 세상에 잠시 몸을 맡기는 것이요, 죽음은 온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고대 중국의 우 임금이 했다는 이 말은 이백의 시 ‘춘야연도리원서’에 좀 더 멋지게 등장한다. “무릇 하늘과 땅이라는 것은 만물의 주막집이며, 시간이란 것은 백대(百代)의 지나가는 나그네이거늘….”

세상 천지는 만물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고, 흐르는 세월은 영원한 길손이라는 뜻이다. 이 생의 삶에 집착하지 않고, 죽음조차도 초월하고자 했던 이백의 심정이 제대로 담겼다.

원시반종이라는 말대로, 모든 것은 시작된 근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자연의 섭리다. 새해 인사를 나눈 게 엊그제 같은데 1년을 뭉텅 보내고 또 다른 새해를 맞았다.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이 두려운 것은 끝을 향해 달려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를 되새기며 잠시 여행 나온 것으로 생각하면 굳이 그럴 것도 없다.

기왕에 왔으니, 세상 구경 한번 제대로 해 보고 열심히 살다 가야하지 않겠나. 2013년을 시작하면서 다짐해 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3-01-09 30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