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현대중공업, 1조원대 교육장학 사업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현대중공업, 1조원대 교육장학 사업

입력 2013-04-25 00:00
업데이트 2013-04-25 00:2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학교법인·계열사별 장학금

1972년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울산 동구에는 바닷가에 몽돌과 돌미역밖에 없었다.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미포만의 모래밭 사진 한 장과 5만분의1 지도 한 장, 영국에서 빌린 유조선 도면 한 장만 들고 조선소의 꿈을 안고 뛰어다닐 때다.

정 회장은 배를 건조할 설비도 없이 기어코 그리스로부터 26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고, 또 불과 10년 만에 세계 1위의 조선업체를 탄생시키는 기적을 낳았다. 동구 미포만에 대규모 조선소가 들어섰으나, 직원들은 울산에서 자녀를 교육시킬 수 없어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1978년 3월 현대중학교와 현대고등학교가 문을 열었다. 현대그룹(현대중공업그룹)이 처음 교육지원 사업을 하게 된 계기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금까지 학생들 장학사업에 쏟아붓고 있는 지원금은 ‘조’ 단위다. 우선 운영하고 있는 학교만 해도 울산공업학원의 종합대와 과학대, 현대학원의 중학교 2곳, 고등학교 3곳이 있고 유치원도 2곳이 있다. 이 학교법인 2곳에 지난해 160억원 등 총 4200억원이 들어갔다. 학교 지원금 외에도 장학금이 140억원에 이른다. 장학금은 처음에 재학생들에게만 지급하다가 지금은 동구지역의 다른 공립고 학생들에게도 혜택을 나눠 주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주요 계열사별로 지원하는 장학금도 많다. 현대중공업은 입사를 희망하는 대학생(원생) 가운데 우수 학생을 선발, 등록금 전액과 학비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 수혜 인원이 524명에 이른다. 현대오일뱅크는 ‘오일뱅크 장학재단’과 ‘1% 나눔재단’을 통해 초·중·고생들에게 9억원에 가까운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 대상 중에는 저소득층으로서 화물 운전자의 자녀, 해양경찰관의 자녀, 산업재해근로자의 자녀 등도 있다.

1991년 울산 북구 당사동에 문을 연 어린이 자연학습원에는 3만 4000㎡ 부지에 농장과 수목원, 관찰학습장, 장미원, 생태습지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은 울산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 50만여명에게 자연과 환경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6개 계열사가 총 6000억원을 출연한 ‘아산나눔재단’은 청년 및 청소년 인재들이 해외에서 소중한 체험을 하면서 자신과 나라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하고 깨달아 인재로 자라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 중동, 유럽, 미주에 나가 있는 각 계열사 현지법인에서 실습 근무를 하는 ‘글로벌인턴’과 해외봉사단 과정의 경우 저소득층 자녀의 비중을 5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만 5000여명 근로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만들면서 우리나라를 세계 1등 조선대국으로 키운 힘에는 인재를 키우고 아끼는 창업 정신이 담겼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2013-04-25 10면

많이 본 뉴스

의료공백 해법, 지금 선택은?
심각한 의료공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행하는 정부와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는 의료계가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회적 협의체를 만들어 대화를 시작한다
의대 정원 증원을 유예하고 대화한다
정부가 전공의 처벌 절차부터 중단한다
의료계가 사직을 유예하고 대화에 나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