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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자서전 바둑 복기와 비슷 쓰고 나면 삶도 나아져”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자서전 바둑 복기와 비슷 쓰고 나면 삶도 나아져”

입력 2014-04-18 00:00
업데이트 2014-04-18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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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 펴낸 조왕래 씨

“인생을 어찌해 볼 수 없는 죽을 무렵에 쓰는 자서전보다 활동기가 남아 있는 지금 쓰는 것이 가치 있다. 훗날 또 다른 후회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지금 자서전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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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 씨
조왕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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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왕래(63)씨는 자서전 ‘행복한 세상이야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서전과 복기’라는 글에서 “자신의 생애와 활동을 적은 자서전과 이미 승패가 난 바둑의 순서를 되짚어 보는 복기(復棋)는 과거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서전을 아무리 잘 썼다 해도, 못난 부분을 눈감아 버리고 잘한 부분만 과장해서 썼다 해도 지금의 나를 변화시킬 수 없듯이 바둑알을 다시 놓아 보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알아도 이미 결정 난 승패를 되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생이나 바둑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나은 길을 택한다. 일부러 힘들고 험난한 길을 걸으려는 사람도 있지만 더 큰 보람이 있기 때문에 기꺼이 그 길을 택하는 것”이라면서 “자서전을 통해 과거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후회도 하지만 내일을 향한 다짐으로 인생이 더 나은 삶의 단계로 올라간다”고 했다. 다시 한번 자서전을 쓰면서 인생을 복기해 볼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한국전기안전공사 본부장을 그만둔 그는 퇴직 이후에도 치매 전문 자원봉사자나 KDB 사회연대은행의 기자 등으로 활동하며 제2의 인생을 활기차게 보내다 지난해 연말 시니어파트너즈의 라이프저널과정에 등록해 자서전을 내게 됐다. 그는 “전기기술자로 평생을 살아온 이공계 출신이지만 내 안에 글 쓰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는 걸 발견해 과감하게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자서전은 자기가 주인이 돼 쓰는 글”이라면서 “모든 책에 목차가 있듯이 자서전도 목차를 탄탄하게 구성하면 절반은 완성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일례로 배우자 항목이라면 결혼 전, 결혼 후, 행복한 기억,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려 보고 이벤트, 힘들었던 기억의 편린, 배우자의 첫인상으로 구분해 연상하면 된다는 것이다. 살아온 시대를 단계별로 구분하고 이런 방식으로 삶의 여정을 추적하면 자서전이 된다. 책에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0대에 결혼하자는 운동을 벌이자는 이색 제안도 있고, 퇴직한 시니어들은 자신이 모르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지 말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놀던 물에서 지내야 한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책이 나오자 아내는 친구들에게 남편이 작가가 됐다고 자랑했다. 여기저기서 달라고 해 독후감을 쓰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에게 책을 사서 보내 줬다. 며느리와 사위도 아버님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사돈댁에도 책을 보내 줘 양가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정신이 말짱할 때 깨끗한 영혼을 담아 책으로 낸다고 생각하니 흥분 그 자체였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온 기록인 자서전은 내 삶의 과거를 진단한 진단서이자 성적표”라면서 “앞으로의 삶에 후회가 없도록 사랑할 사람은 사랑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에게는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stslim@seoul.co.kr
2014-04-1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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