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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역 알몸女 영상’ 충격적 진실은…

‘선릉역 알몸女 영상’ 충격적 진실은…

입력 2014-09-28 00:00
업데이트 2014-09-2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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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트위터와 카카오톡, 증권가 메신저 등에선 이른바 ‘선릉역 알몸녀’ 사건이 화제가 됐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젊은 여성이 인도를 걷는 장면을 자동차 안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급속히 유포된 것이다.

28일 서울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초 유포자는 “25일 오후 3시께 선릉역 공영주차장에서 결별을 요구하는 남자친구와 싸우던 여성이 분을 못 이겨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에 화가 난 남자친구가 벗어놓은 옷가지를 들고 가버리는 바람에 이 여성이 알몸 상태로 거리를 활보하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이후 이 글과 동영상은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 확대 재생산됐다.

이 여성이 음란사이트 회원이라거나, 남자친구와 함께 경찰에 입건됐다가 훈방됐다고 하더라는 ‘후일담’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동영상이 유튜브 등 해외 사이트에 처음 올라간 것은 이보다 한참 이른 21일로 확인됐다. 해당 여성 등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심을 끌려고 누군가가 기존에 돌아다니는 영상에 이야기를 덧입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성이 알몸으로 거리를 배회하는 사건은 종종 발생한다. 하지만 대부분 일탈행위이기보다는 정신질환 등 나름의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본 시민들은 이들을 돕기는커녕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데 급급하고, SNS 공간에는 이와 관련된 근거 없는 목격담이 난무하고 있다.

2011년에도 젊은 여성이 알몸으로 선릉역 주변 거리를 걷는 모습이 포착돼 이와 관련한 영상이 인터넷에 떠돌았지만 당시 이 여성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동영상 유포자들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2011년 영상과 최근 퍼진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동일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해당 여성이나 가족으로부터 신고가 접수되는 대로 유포자들을 찾아 처벌할 방침이다.

지난 4월에도 전남 목포에서 정신이 온전치 못한 20대 여성이 나체로 대로변을 걸었지만 행인들은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데만 바쁜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3일 밤에는 누군가가 서울 시내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여성의 신분증 스캔 사진과 연락처,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음란사진을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에 게재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작성자는 결별 후 다른 남자를 만나는 옛 여자친구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했다.

이 글이 퍼지면서 다른 네티즌들이 이 여성의 ‘신상 털이’에 나서 2차 피해가 커졌다.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의 관음증과 노출증이 개인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적으로 보편화돼 집합적인 사회병리현상으로 발전한 결과”라면서 “SNS는 이러한 사회병리현상을 상업주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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