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신고립주의’는 100년 만에 美·中 ‘보호무역’ 부활시킨다

‘신고립주의’는 100년 만에 美·中 ‘보호무역’ 부활시킨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16-06-26 18:24
업데이트 2016-06-26 18:3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EU 협상 기한 연장 동의 희박

영국이 43년 만에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하면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유럽 일부 극우 정치세력들이 주장하는 신고립주의 등장이 우려된다. 특히 신고립주의의 또 다른 얼굴인 보호무역주의 망령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통해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경계가 커지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각국이 쌓았던 보호무역 장벽이 한 세기 만에 재연될 수도 있어 무역이 생존수단인 우리나라엔 달갑잖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영국 내 반이민주의 움직임에서 촉발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의도치 않게)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자유무역지역을 흔들면서 보호무역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자기 방어 성격을 지닌 브렉시트가 1980년대 후반부터 득세했던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반발을 일으켜 보호무역을 심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 대중의 인기영합주의에 맞춰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정치인은 트럼프를 비롯해 프랑스의 국민전선 대표 마린 르펜 등 적지 않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보호무역주의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WTO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EU 등 주요 20개국(G20)이 지난 6개월간 교역 부진에도 반독점 조사나 외국기업을 차별하는 특별승인 등을 통해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중국산 철강에 대해 500%가 넘는 보복관세를 물렸고, 이에 반발한 중국이 WTO에 제소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또 세금 탈루 조사나 지식재산권 침해 등으로 가정한 비관세 장벽인 보호무역도 기승을 부릴 수 있다. EU가 애플과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에 집중하던 세금 탈루 및 독과점 규제를 영국 기업에도 겨냥할 경우 비관세 전쟁은 전방위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EU가 그간 영국의 반대로 도입하지 않던 토빈세(자본 역외이동 규제를 위해 부과하는 세금)를 시행할 경우 금융으로 먹고사는 영국은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세계은행도 최근 “선진국의 경기 침체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6-06-27 5면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