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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자구안 본 채권단 “이러면 법정관리뿐”

한진해운 자구안 본 채권단 “이러면 법정관리뿐”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16-08-26 23:52
업데이트 2016-08-2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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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있는 건 4000억 불과” 부정적…채권단, 기업 자구안 이례적 상세 공개

조건부 조양호 사재 출연안 심기 불편
30일까지 채권단 75% 동의해야 회생


한진해운이 제출한 추가 자구계획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26일 “실효성 있는 건 4000억원에 불과하다”며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밝혔다. 이날 열린 채권단 실무자 회의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아 사실상 법정관리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극적인 막판 타협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기업 구조조정 담당인 정용석 산은 부행장은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진해운이 전날 제출한 자구계획안을 상세히 공개했다. 채권단이 기업 자구안 내용을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더는 내놓을 것이 없다”며 버티는 한진해운에 “계속 버티면 법정관리밖에 없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구안은 대한항공이 두 차례 2000억원 유상증자를 하는 형태로 총 4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 대한항공이 이미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는 무상감자를 할 계획인데, 이 효력이 11월 초순 발생한 이후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되므로 유상증자 시기는 12월로 예상된다. 나머지 2000억원의 유상증자는 내년 7월쯤 진행하겠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계획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12월 유상증자 전까지 부족자금을 채권단에서 지원해 달라는 뜻인데 완전히 채권단에 떠넘기는 것 아닌가”라고 분개했다.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을 두고도 말이 많다. 규모가 1000억원도 안 되는 데다 그나마 ‘조건부’이기 때문이다. 한진 측은 ‘대한항공이 지원하는 4000억원에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더하고도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이라는 전제 아래 그룹 계열사나 조 회장의 개인적인 유상증자 등으로 1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부행장은 “실사 결과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일반적인 수준에서 올해 총 1조원이고 최악의 경우 1조 3000억원”이라면서 “대한항공의 4000억원 지원 외에 채권단이 최소 6000억원을 투입하고 그래도 모자라는 돈 1000억원은 한진에서 지원하겠다는 뜻인데 그마저도 채권단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라는 얘기”라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산은은 이날 열린 채권단 실무자 회의에서 ‘자율협약을 이어 가고 신규자금을 투입해 정상화 작업을 계속하겠는지’ 여부를 묻는 안건을 부의했다. “실망스러울 정도로 미흡하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오는 30일까지 채권단 의견을 받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지분율 기준으로 75% 이상이 동의하지 않으면 부결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08-2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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