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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한 달…피해액 400억원 넘어서

철도파업 한 달…피해액 400억원 넘어서

입력 2016-10-26 09:50
업데이트 2016-10-2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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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인력 운영 문제없나…이번 주말이 고비될 듯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이 사상 최장기 파업 기록을 넘어 계속되면서 한 달째를 맞았다.

지난달 27일 양대 노총 공공운수노조 공동대책위원회의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연대파업으로 시작된 이번 파업이 2013년 12월의 23일 파업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26일로 꼭 한 달째다.

코레일은 조합원들이 복귀하지 않더라도 대체인력을 투입해 당분간 KTX를 평시와 같이 100% 운행하고, 화물열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열차 운행을 6개월 이내에 정상화하기로 하는 등 ‘장기전’ 태세에 돌입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동차 고장과 잦은 사고로 시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파업 직접피해 400억원 넘어서

파업이 길어지면서 코레일이 본 직접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5일 현재 코레일이 추산한 피해액은 열차 운송 차질로 인한 손해액과 대체인력 인건비를 포함해 모두 40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레일은 지난 7일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발생한 피해액을 143억원으로 산정하고 노조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소장을 제출한 이후 피해 상황을 계속 집계하며 청구액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2013년 철도파업 이후 코레일은 162억원의 손해배상을 배상하라며 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이번 파업의 피해액은 이 액수의 2배를 넘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액은 추후 산정해야 하지만 열차운행률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라면 하루 평균 14억원 가량의 피해가 난다”며 “파업 중인 직원들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지급하지 않는 급여를 제외하면 피해액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애초 수익이 나지 않는 적자노선이 대부분인 만큼 이들 열차의 운행률을 줄이고 KTX 운행률을 평시의 100% 수준으로 유지하는 코레일이 파업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운행과 관련한 비용은 고정비용의 성격이어서 운행률을 일부 줄인다고 해서 적자가 줄어든다는 노조의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어쨌든 이 같은 직접피해액은 철도 영업손실에 국한된 피해일 뿐 시멘트와 컨테이너 등 화물운송 차질에 따른 전체 산업계 피해까지 고려하면 이번 철도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 잇따르는 고장·사고…대체인력 운영 문제없나

파업 한 달간 인명피해를 낸 사고는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도권 전철을 중심으로 열차 고장과 사고가 잇따라 시민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군 소속 대체 기관사가 몰던 전철의 사고가 잦다.

코레일은 파업 기간에도 필수유지인력 8천460명과 대체인력 6천50명 등 모두 1만4천510명으로 평시 인력 2만2천494명의 64.5% 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대체인력은 풍부한 열차 운행경험과 비상상황 대처능력을 갖춘 자격증 소지자들로, 철도안전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법정교육과 충분한 실무수습교육을 별도로 거친 뒤 현장에 투입한다.

기관사 대체인력은 모두 기관사 면허 소지자다.

실제 확보된 대체인력 규모는 내부 인력 2천627명과 기간제 직원 522명, 군과 협력업체 직원 1천28명 등 모두 4천177명이다.

내부 대체인력은 사무직이 기관사 등 다른 분야로 파견돼 근무 중인 경우이며, 기간제 직원은 채용된 1천167명 중 투입 인원이 522명, 교육 중인 인원이 645명이다.

외부 대체인력은 군과 현대로템 등 협력업체, 수도권고속철도 운영사인 ㈜SR 등에서 지원받은 인력이다.

이 중 군 소속은 수도권 전동차 차장 요원 300명과 기관사 187명 등 모두 487명으로 수도권 전철에만 투입된다.

2000년 이후 정부가 파업 등 비상상황에 대비해 직업군인들에게 열차 기관사 자격증을 따도록 한 뒤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하는 등 ‘양성된’ 인력이다.

이 중에는 파업 때 투입된 경험이 4차례나 되는 ‘베테랑’들도 있다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열차 운행능력이 충분하지만, 일상적으로 열차를 모는 기관사가 아니어서 비상상황에 대처능력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 초기에는 이들 대체 기관사가 기기 조작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고장이 나기도 했다”며 “현재는 비상상황이 나면 사업소별로 대기 중인 베테랑 기관사에게 전화를 걸어 대응방안을 지시받는 ‘컨퍼런스 콜’ 시스템을 도입해 문제가 없으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KTX 열차는 필수유지인력으로 남은 기관사들과 본사 간부 중 기관사 지도팀장 등 경력자와 자격증 소지자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기관사 중 KTX 운행 자격증 소지자들이 맡는다.

나머지 일반열차와 화물열차는 내부직원 중 기관사 자격증 소지자와 경력자 등이 운행한다.

지난 한 달간의 파업 기간에는 12월 개통예정인 SR 소속 기관사 50명과 코레일이 SR에 임대하기로 한 22편성의 KTX 열차가 투입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이들 SR 소속 기관사들은 이달 말 SR로 복귀한다.

코레일 관계자는 “대체 기관사들의 숙련도가 나날이 높아져 현재는 원래 기관사들만큼 부드럽게 열차를 운행한다는 말도 듣는다”며 “평소 기관사 근무표와 똑같이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어 대체인력의 피로도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 파업 철회 시점 가늠 어려워…‘이번 주가 고비’

코레일에 따르면 25일 현재 파업참가자는 7천327명, 복귀자는 419명이며, 전체 노조원의 파업참가율은 39.9%다.

파업 이후 한 달간 7천300명 이상의 참가자 수가 유지되는 등 ‘파업 대오’는 견고해 보인다.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 고발된 노조 간부는 20명, 직위해제자는 223명이다.

김영훈 철도노조 위원장이 교착상태 타개를 외치며 지난 24일 경찰에 출두했지만 당일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면서 파업 진행과 관련해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조 측과 실무접촉을 계속하고 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어 파업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며 “노조에 양보할 것도 없고, 노조가 ‘백기 투항’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여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가 월급날인데 젊은 직원들 사이에 월급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아 동요하는 분위기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이런 점에 기대를 걸어볼 뿐 공식적으로 교섭을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은 적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철도공사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유보하거나 성과연봉제 관련 교섭에 응한다면 노조도 파업을 철회하거나 유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22일 분당선 사고와 같이 대체 기관사로 투입된 군인의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점점 잦아질 것으로 보이고, 이런 상황을 노조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노조 입장에서도 한 달간 파업해온 만큼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주말이 파업과 관련해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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