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차세대 항공기 대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기 다른 무기를 선택했다. 초대형 항공기로 같은 기종(A380)을 운영하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차세대 항공기로 이번엔 각각 최신형 중형기와 대형기를 선택했다. 양사의 경영 전략을 반영한 선택으로, 어떤 항공기가 ‘하늘 전쟁’에서 더 위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대한항공 보잉 787-9 인수
22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보잉 찰스턴센터에서 열린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 인수식 행사에서 조양호(왼쪽 두 번째) 한진그룹 회장 등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릭 앤더스 보잉 동아시아담당 부사장, 조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새이커 섀럴 글로벌 세일즈&마케팅 담당 부사장.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제공
269석으로 설계된 대한항공의 보잉 787-9는 다음달 김포~제주 노선, 6월엔 인천~토론토 노선에 투입되고, 올해 5대, 2019년까지 10대가 도입된다. B787의 공시 가격은 2억 6460만 달러(약 3009억원)다.
아시아나 A350-900 도입
23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타운 운항훈련동에서 열린 A350-900 시뮬레이터 도입식에서 김수천(오른쪽 두 번째)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일산 도래울중학교 학생들과 시뮬레이터를 체험해 보고 있다. 이 시뮬레이터는 실제 항공기 조종석과 같은 형태의 시설에서 비행· 화재 상황 등에 대한 훈련 등이 가능하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양사가 선택한 항공기가 다른 이유는 저비용항공사(LCC)의 등장으로 바뀐 시장의 대응 전략이 달라서다. 대한항공은 장거리 노선 중 이제까지 취항하지 않았던 중간 규모의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하려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이미 뉴욕, 런던, 파리 등 수요가 많은 장거리 노선 경쟁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스페인 마드리드, 캐나다 토론토 같은 중간 규모의 시장을 노리는 것 같다”면서 “중형 기지만 장거리가 가능한 보잉 787-9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A350-900을 선택한 것은 단거리 노선은 에어서울에 맡기고, 본격적으로 장거리 노선을 키우려는 뜻으로 읽힌다. 좌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는 초대형기인 A380과 대형기 A350 조합을 통해 장거리 좌석 공급에 집중했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의 공급을 차츰 늘려 갈 것”이라면서 “A350-900의 도입이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7-02-24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