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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 2라운드가 시작됐다/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입력 2017-03-12 18:08
업데이트 2017-03-13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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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라운드가 오늘 시작됐다.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 진행 중이고 오는 20일까지 대선일이 확정될 예정이다.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5월 9일 대선이 유력해지면서 정당들도 분주해졌다. 바른정당이 가장 먼저 3월 28일 대선 후보를 정하고 민주당은 가장 늦은 4월 3일이나 8일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4월 15~16일 후보 등록이고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대선 2라운드는 ‘찬탄’과 ‘반탄’ 집회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함께 시작돼 후유증이 있을 수 있다. 일부에선 “헌재의 역모”라며 “탄핵에 불복종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후유증이 있다 하더라도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 여론이 그렇다. 헌재 선고 직후의 여론을 보면 86%가 탄핵 결정을 잘했다고 했고 92%가 승복하겠다고 했다. 대선 정국 1라운드는 ‘반(潘) 사퇴’와 함께했다. 반 사퇴의 뿌리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에서 시작됐고 그 후 정권 심판과 교체의 분위기가 지배적이 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9월 이후 계속돼 온 ‘반기문 우세’는 ‘문재인 우세’로 바뀌게 됐다. 그래서 올 1월 한 달 실시된 16개의 여론조사에 ‘문재인 우세’가 15개로 나타났다.

2월부터 최근까지의 대선 후보 관련 여론조사도 비슷했다. 대체로 보면 51~78%의 유권자가 야권·진보 후보를 지지하고 9~22%는 여권·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셈이다. 7대3의 판세다. 대선 2라운드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야권 우위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듯하다. 무엇보다 ‘보수 10년’의 피로감과 ‘박근혜 파면’이 결정적이다. 물론 민주당 경선 결과가 첫 분수령이겠지만 뒤집기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우위론과 대세론의 분기점은 첫 경선 지역 호남이다. 야권 대표는 호남이 결정한다. 호남 지지 없는 야권 대선 후보는 없다.

민주당 집권의 마지막 관문은 ‘정의로운 통합’의 안정감과 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절반 전후로 알려진 ‘문재인 비호감’ 유권자의 선택은 여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무거운 책임감’을 말한 민주당 대표 회견장의 태극기 배경과 “정치가 탄핵당했다는 심정으로 개혁에 매진해야” 한다는 국회의장의 언급은 상징적이고 그들의 과제를 말한다.

반면 구여권과 보수는 막판에 몰렸다. 그나마 남은 변수는 보수 재편을 주도하는 바른정당과 김종인 전 대표의 ‘비문·비박 연대’ 시도다. 이들은 ‘탄핵으로 정권교체는 이미 달성’됐기 때문에 ‘국민 통합을 위한 대연정’을 지향한다.

탄핵 기각 탄원서에 서명한 구 여당 소속 56명을 일단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보수세력을 바른정당이 흡수해 보수의 대표성을 확보하느냐가 한쪽의 분기점이다. 문제는 누가 보수의 단일 대안으로 나설 수 있느냐다. 후보마다 강약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보수 수구화와 왜소화의 위험’을 가진 후보, ‘3연속 대구·경북(TK)의 부담’을 가진 후보 아니면 시간도 없는데 낮은 인지도부터 극복해야 하는 후보들이라 고민이다. 여기에 어떻게 감동과 반전의 단일화를 이루느냐도 중요하다.

개헌은 연결 고리다. 민주당 내 ‘비문 개헌파’와 자유한국당 추가 이탈자 그리고 잔류파까지 합하면 개헌 추진 동력은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반패권 개헌 빅텐트’의 국민 공감이다. 이때 반문의 다른 표현인 반패권이 국민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국민들이 이해하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차기 대통령이 개헌을 거부할 경우 민심의 탄핵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비문·비박의 명분이지만 ‘분권 지향의 개헌’은 협치를 명분으로 한 정치권 소(小)영주들의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패권 반대와 합치’의 국민 설득이 필요한 이유다. 정치공학적이라는 비판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비문·비박의 개헌 연대에 공감하더라도 정체성 혼란은 남는다. 이 대목에서는 국민의당이 핵심이다. ‘독자완주론’의 국민의당이 갖고 있는 선택지의 폭이 넓어 제3지대에서 리베로역을 맡은 몇몇 거물의 정치력이 얼마나 발휘될 수 있을지가 결정적일 것이다. ‘정권교체를 통한 적폐 청산’ 대 ‘비문·비박 개헌 연대’의 대선 2라운드, 오늘 시작이다.
2017-03-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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