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생체 항상성과 관련된 식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음식물 성분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물은 흡수되기 전 일단 소화관에서 소화효소에 의해 체내 성분과 유사한 성분으로 분해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면역계에서 이것을 이물질로 인식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단백질은 작은 펩타이드나 아미노산으로, 탄수화물은 단당류나 이당류로, 지방은 지방산으로 분해돼 각각 흡수된다. 이후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나 지방 등으로 합성되거나 열량으로 이용된다.
사람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사에 쓰이는 성분들을 식품에서 얻지 못하면 몸의 구성 성분을 분해해 이용한다. 식품을 오랫동안 먹지 못하면 몸의 구성 성분이 고갈돼 사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사과정은 바로 생명과정이라 할 수 있다. 대사과정에는 비타민, 무기질 등이 조절 또는 보조인자로 작용한다. 많이는 필요하지 않지만 부족하면 대사가 이뤄지지 않고 항상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다만 식품원료인 생물에는 주요 영양소와 함께 미량 영양소도 적절히 들어 있어 기아가 아니라면 결핍증을 우려할 필요는 거의 없다.
열량원인 영양소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비만이 되는 것처럼 몸에 좋다고 미량 영양소나 기능성 성분을 편향되게 먹으면 생체 고유의 항상성에 영향을 줄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흡수한 성분을 이용하고 배설할 때 신장에서 복잡한 여과작용을 거치기 때문에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캐넌 박사의 표현대로 우리의 몸은 지혜롭기 때문에 규칙적인 식생활을 지킬 때 건강을 보장받을 수 있다. 몸에 좋다는 특정 식품도 ‘과유불급’이어서 체내 항상성을 고려해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2017-05-09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