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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모던하우스’ 팔아 유동성 위기 넘나

이랜드 ‘모던하우스’ 팔아 유동성 위기 넘나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7-05-21 22:10
업데이트 2017-05-2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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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100% 7000억에 매각 합의…MBK파트너스와 월내 본계약

유동성 위기로 잇달아 자산을 처분하고 있는 이랜드그룹이 이랜드리테일 소속 홈앤리빙 사업부 ‘모던하우스’를 팔기로 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21일 모던하우스 지분 100%를 약 7000억원에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최종 합의하고 이달 안에 본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315%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모던하우스 매각대금이 들어오는 7월이 되면 200% 안팎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이랜드는 지난해 말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매각하면서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을 240% 수준까지 낮췄다.

이번 매각대금 규모는 이랜드그룹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현금영업이익 수준으로, 앞서 중국 의류업체에 매각한 티니위니와 모던하우스 두 개 브랜드 매각 만으로 1조 6000억원을 거둬들여 시장 유동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랜드 측은 밝혔다. 1996년 처음 선보인 가구·생활용품 전문점 모던하우스는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전국 63개의 매장을 통해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랜드는 최근 몇 년 동안 악재가 거듭되며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영업이익의 60% 안팎을 차지하던 국내외 패션사업 부문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2015년쯤부터 휘청거렸고,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중국 사업도 정체기를 맞았다. 이달 추진할 예정이었던 이랜드리테일의 상장도 임금 체불 논란 등에 발목을 잡혀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랜드 측은 이에 따라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티니위니를 8870억원에 중국에 판 데 이어 여성 패션 브랜드 EnC도 싱가포르에 파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는 이달 초 사모펀드 운용사 컨소시엄에 60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에는 서울 홍대역과 합정역 부지 등 부동산을 팔아 2500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말까지 부채비율을 100% 후반으로 떨어뜨리는 게 목표라는 설명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꺾이는 등의 여파로 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부채비율을 확연히 낮춰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모던하우스 매각으로 재무구조에 숨통이 트이면서 이랜드는 그동안 검토했던 외식사업부 매각 계획은 보류했다고 밝혔다. 당초 이랜드 측은 MBK파트너스와도 한식 샐러드바 자연별곡과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 등 외식사업부를 함께 넘기는 안을 협의했으나 최종 계약에서 외식사업부는 거래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인수 희망자들이 외식사업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외식사업부를 팔기보다는 기업가치를 더 키우기로 방향을 바꿨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이랜드리테일 상장과 지주사 체계 완성 등 기업 구조 선진화 방안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7-05-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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