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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없는 희망찬 세상] 면역항암제에도 유행이 있다?

[암 없는 희망찬 세상] 면역항암제에도 유행이 있다?

입력 2017-05-29 17:26
업데이트 2017-05-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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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암치료 핫이슈 병용요법

최근 암치료의 트렌드인 면역항암제 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관심거리는 면역항암제의 병용요법이다. 전 세계의 빅파마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에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병용 파트너를 찾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에 의해 무기력해진 환자의 면역체계를 회복시켜 면역세포로 하여금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치료제다. 옵디보, 키드루다 등으로 대표되는 면역관문억제제를 비롯해 프로벤지, 지백스와 같은 치료용 암백신, 펙사벡과 임리직 등의 종양용해 바이러스, 백혈병 환자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 CART, 그리고 새로이 부상하고 있는 IDO1 저해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각각의 면역항암제는 장단점이 저마다 다르다. 효과를 보이는 약 20~30%의 환자에게는 생명을 연장시켜 주는 항암제지만, 70% 이상의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암에서만 발견되는 특정한 항원에 대한 면역세포의 공격성을 키우는 원리의 암백신은 정상세포가 아닌 암에서만 선별적으로 발현할 수 있는 단백질이 많지 않은 까닭에 다양하게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모든 치료가 실패했던 환자들에게 시도해 60~90%에서 완전 관해를 보인 놀라운 효능의 CART는 아직까지 혈액암만이 치료 대상이다.

면역항암제들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면역항암제들 간의 병용, 혹은 타기전 항암제와의 병용 요법이 시도되는 이유다. 옵디보와 여보이라는 두 가지 면역관문억제제를 가지고 있는 BMS사는 이 두 제제를 병용해 흑색종에서 생존율의 유의미한 증가를 보여 줬다. 두경부암,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에서도 병용을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를 보유한 MSD도 알림타, 카보플라틴 등의 화학항암제와 병용해 비소세포폐암에서 단독투여보다 향상된 효능을 보고한 데 이어 화이자의 표적항암제 잴코리와 병용을 시도하고 있다. 트랜스진사의 암백신 TG4001은 또 다른 면역관문억제제인 바벤시오와 병용해 두경부암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암젠은 종양 용해 바이러스 임리직을 키트루다와 병용하여 흑색종 치료율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발표한 바 있고, 바이랄리틱스라는 회사는 감기바이러스 유래의 카바탁을 여보이 및 키트루다와 병용하여 흑색종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고형암의 치료 효율을 높인 괄목할 만한 사례들을 올해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했다.
이재정 신라젠 연구기획팀장
이재정 신라젠 연구기획팀장
인사이트사의 이파카도스타트라는 트립토판 대사효소 저해제는 복용하기 편리한 저분자 화합물이라는 장점을 부각시켜 여러 가지 면역항암제들로부터 병용에 대한 호의적인 시선을 끌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이파카도스타트와 키트루다, 옵디보의 병용 효능을 입증한 데이터가 발표될 것이라고 예고돼 첨예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암세포는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지능적으로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해 나가는 전술을 구사한다. 인체의 면역체계가 암에 의해 왜곡되면 면역세포는 암을 암이라 인지하지 못하고 공격하지도 못한다. 면역항암제의 선주 두자라고 할 수 있는 면역관문억제제도 면역체계가 암을 알아보지 못해 T세포를 암조직에 아예 침투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도리가 없다. 뛰어난 치료 효능에 새 삶을 얻게 된 일부 환자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환자들이 면역관문억제제의 혜택을 전혀 누릴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의 면역체계가 암을 인지하는 단계부터 손상받았기 때문이다.

면역체계에 암을 암이라 알아차릴 수 있게 하는 제제가 있다면 바로 면역관문억제제의 이상적인 병용 파트너가 될 것이다. 최근 신라젠의 항암 백시니아 바이러스 펙사벡이 여러가지 면여관문억제제를 보유한 빅파마인 리제네론으로부터 병용 임상에 대한 러브콜을 받은 것도 빅파마들이 병용 파트너를 찾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옵디보, 키트루다의 뒤를 이어 최근 바벤시오, 임핀지 등의 면역관문억제제들이 다음 주자로서 속속 미국 FDA의 신약 허가를 받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가 다양해지고 적용할 수 있는 암종이 확장될수록 효과적인 병용 파트너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간절해질 것이다.

2017-05-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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