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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외국인 SNS 친구…알고보니 로맨스 스캠 사기꾼

낯선 외국인 SNS 친구…알고보니 로맨스 스캠 사기꾼

입력 2017-07-26 10:36
업데이트 2017-07-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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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나이지리아 국적 2명 검거…“낯선 외국인 친구신청, 금품요구 거절해야”

페이스북을 즐겨 하는 한 남성은 지난 5월 30대 백인 미국 여성으로부터 친구신청을 받았다.

남성이 친구신청을 수락하자, 시리아에서 파병된 군인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적극적으로 대화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남편과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나 혼자됐다는 이 여성은 자신의 셀카와 군부대 사진으로 보여주며 이 남성과 수시로 대화를 이어갔다.

대화는 깊어져 남성을 ‘달링’이라 부르고 사랑한다며 미래를 약속하는 사이까지 됐다.

이 여성은 6월 파병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남성과 살겠다며 지인을 통해 모아둔 현금을 남성에게 보내겠다고 했다.

며칠 뒤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이 남성에게 “돈을 넘겨받으려면 통관비 250만원이 필요하다”고 연락해 왔고, 남성은 선뜻 돈을 보냈다.

남성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이미 250만원을 잃은 뒤였다.

아리따운 미군 여성인 줄 알았던 상대방은 해외 사기조직이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고 통관비를 요구하며 전화를 건 인물 역시 사기꾼이었다.

이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나 사랑을 속삭이던 외국인 연인이 알고 보니 돈을 노린 사기꾼인 이른바 ‘로맨스 스캠’ 사기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로맨스 스캠 사기를 벌인 혐의 혐의(사기)로 A(42)씨 등 나이지이라 국적 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 등은 이 수법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총 41명에게서 6억4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A씨 공범들은 페이스북 프로필에 도용한 사진을 올려놓고, 여성 또는 남성들에게 친구신청을 하거나 쪽지를 보내 접근했다.

이들 공범은 유인책으로 주로 자신을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에 파병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자산가로 소개하고서는 상대방에게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해 환심을 샀다.

이렇게 2주 넘게 마치 연인 사이처럼 자주 연락하고, 심지어 결혼 약속까지 해 신뢰를 쌓고서는 점점 본색을 드러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서는 외국으로 송금이 안 된다는 이유를 들며 파병 현지서 얻은 물품이나 달러를 국내 피해자에게 보내겠다고 거짓말 했다.

해외에 있는 조직원들은 국내에 있는 A씨 등에게 지시를 내려 세관원이나 배송업체 직원이라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이어 국내로 물건을 들여오려면 통관비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다.

피해자들은 SNS서 만난 연인을 실제 본 적은 없었지만, 이들이 자산가이며 자신과 친밀한 사이로 믿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실제 통관비 등 명목의 돈을 보냈다.

사기 조직원들이 실제 돈 뭉치 사진을 보내주고, 심지어 외국인 명의 여권 사본까지 보여주는 등 피해자를 안심시키려고 치밀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다.

돈 뭉치를 보냈다며 수령인에 실제 피해자 이름이 적힌 택배 진까지 보여줬다. 이런 수법으로 A씨 일당에게 속은 사람은 남성 28명, 여성 13명 등 모두 41명이며, 피해액은 6억4천만원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고, 적게는 200만원부터 최고 1억300만원까지 이들의 꾐에 넘어가 입금했다.

국내에서 로맨스 스캠 일당을 검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성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페이스북 등에서 만난 낯선 외국인이 친구 요청을 하며 접근하면 일단 의심하고 친구 수락을 해선 안 된다”며 “특히 달러 등 물품 배송을 이유로 금품을 요구하면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장은 이어 “SNS 계정에 자신의 개인 정보를 많이 노출하는 것도 사기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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