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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발달장애인 육상경기 강행…“전면 재검토” 의견

폭염 속 발달장애인 육상경기 강행…“전면 재검토” 의견

입력 2017-07-27 17:24
업데이트 2017-07-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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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창원서 3일간 진행, 행안부 “야외활동 자제” 재난문자

제13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Special Olympic Korea:SOK) 전국 하계대회에 출전한 발달장애인들이 폭염 속에 육상경기 등을 소화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27일 오전 11시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육상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트랙을 달리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 시각은 행정안전부가 폭염주의보로 낮동안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때였다.

이날 400m 남녀 최종, 800m 남자, 100m 남녀, 포환던지기 남녀 파이널 등 육상 12경기에 400여명이 출전했다.

야외에서 진행된 육상 경기는 오전 9시부터 무더위가 절정인 오후 2시까지 진행됐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경기장에 있는 얼음물을 마시거나 생수를 몸에 부으며 더위를 식혔다.

한 참가자는 더워서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원봉사에 참여한 한 군인은 “가만히 있어도 더운데 이 날씨에 달리는 선수를 보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회를 담당하는 창원시 관계자는 “예산 부족 때문에 선수단, 코치, 운영요원이 숙소로 대학교 기숙사를 이용한다”며 “이 때문에 대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간 7·8월에 대회를 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코치 등 1천700여명은 경남대, 문성대, 창신대, 한국폴리택7대학, 늘푸른전당 등 기숙사를 이용했다.

무더운 날씨에 경기를 강행한데 대해 육상 종목담당관은 “15명의 경기 참가 지도자들과 경기 중단 등에 관한 회의를 했다”며 “날씨가 덥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선수단의 ‘교통·숙박 예약’ 문제 등을 고려해 경기 중단 없이 진행한다”고 털어놓았다.

‘교통·숙박 예약’ 문제로 경기는 강행됐지만 400m 남자 달리기가 열린 육상 트랙은 뜨거운 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정도로 뜨거웠다.

이 경기장은 바람이 불지 않아 체감 온도는 더욱 높게 느껴졌다.

경기 관계자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체력 소모가 많은 남자 1천500m 경기는 비교적 덥지 않은 오전 9시로 시간을 조정해 경기를 무사히 마쳤다고 말했다.

SOK 관계자는 “선수가 더워서 경기 참여를 못 하겠다고 하는 경우에는 출전시키지 않는다”며 “선수에게 무리하게 참여를 시키는 경우가 없다”고 말했다.

경북 영광학교에서 온 이명화(32) 코치는 “날이 생각보다 너무 더워서 참가한 제자(선수)에게 그늘에서 쉬면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라고 말했다”며 “이런 상황을 대비해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생은 애당초 출전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10대 100m 달리기 선수는 “물과 음료수를 많이 먹으며 더위를 참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순서를 기다리는 선수나 참석하지 않기로 한 선수는 물론 관계자까지 대부분 그늘에서 무더위를 피해 지친 표정으로 쉬고 있었다.

창원시 관계자와 소방당국은 경기 중 무더운 날씨가 계속됐지만 다행히 폭염으로 쓰러졌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선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름 최고 기온이 계속 높아지고 기간도 길어지는 등 기상상황이 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SOK 대회 기간 등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져야한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왔다.

SOK는 발달장애인에게 스포츠 참여기회를 주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어울려 살아가도록 하려는 목적으로 1968년 미국 시카고에서 처음 개최했다. 이번 경기는 창원에서 25일 개막해 27일까지 진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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