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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플러스] 36년 섬유 가공 외길… 기술개발 혜안으로 미래 개척

[인터뷰 플러스] 36년 섬유 가공 외길… 기술개발 혜안으로 미래 개척

입력 2017-07-27 17:04
업데이트 2017-07-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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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텍스타일 임희기 회장

흔히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업계에도 여전히 선전하는 기업인들이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꾸준한 개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하는 임희기 ㈜정인텍스타일 회장은 섬유업계의 대표적인 ‘브레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정인텍스타일의 독자적인 발포나염 기술로 생산한 제품을 앞세워 유럽 수출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가지 일을 오래 붙잡은 이들에게는 해당 분야를 살피는 지혜가 쌓이기 마련이다. 36년 섬유 가공 외길을 걸어 온 임 회장에게서는 업계의 현실과 미래를 보는 남다른 시각이 느껴졌다. 그는 원단 가공 기술 개발과 동시에 아들들과 함께 디지털 생산라인으로 자체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다. 임 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임희기 ㈜정인텍스타일 회장
임희기 ㈜정인텍스타일 회장
→정인텍스타일만의 기업가치가 있다면.

-다른 회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특징은 ‘개발’입니다. 우리는 개발을 많이 해요. 국내에서 디자인 양도 가장 많고. 그만큼 투자를 많이 하는 거죠.

→그러면 특허도 많이 가지고 계시겠군요.

-특허를 내서 그동안 피해를 많이 봤습니다. 지금은 조용히 하고 있지요. 기술을 특허로 공개를 하면 그걸 조금만 바꿔서 다른 곳들이 다 따라 합니다. 변리사들 얘기로도 어떻게 할 수가 없대요. 애써 개발했는데 힘을 못 써. 차라리 갑자기 공개하면 다른 곳에서 분석하고 따라오는 시간이라도 벌 수 있죠.
정인텍스타일의 원단 제품들
정인텍스타일의 원단 제품들
→고민이 많으시겠습니다. 개발 투자만큼 원가도 높아지지 않습니까.

-그 부분이 힘들지요. 개발은 많이 하는데, 인건비 올라가고 가공비는 떨어지니까 힘들 수밖에요. 저희는 또 생산을 국내에서 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바이어들 중에선 아예 지목해서 베트남으로 가서 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생각할 부분이 많은 일이죠.

→국내에서는 섬유 분야에 인력난이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이게 3D 업종 아닙니까. 일할 사람이 없어요. 아무리 취업난이 심해서 100만 명이 놀고 있다고 해도, 여기 와서 일할 사람은 없는 겁니다. 이쪽에서는 다들 인력난이에요. 현장에 나가 보면 기본이 55세입니다. 60대가 많고, 기술자들은 70세 넘고. 그런데 우리는 그 기술자들을 붙잡고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뒤로 배운 사람이 없으니까. 73세인데 퇴직했다가 다시 돌아와서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 사람들이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요.

→인력난이 굉장히 심하군요.

-인건비는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가공비가 따라 올라갈 수가 없으니 문제인 거죠. 가공료가 올라가면 전부 다 다른 나라로 가버리니까…. 여전히 우리 거래처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세계 어디 없는 곳이 없습니다. 남미와 중동까지 있어요. 그런데도 이제까지 중 지금이 가장 힘들게 느껴집니다.

→미래를 준비하시고 계실 텐데요. 어떤 방향으로 계획 중이신지요.

-디지털 나염으로 시스템을 갖춰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나염은 세밀하고 불량이 없죠. 다품종 소량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양이 많지 않지만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어요. 그걸 바탕으로 자체 브랜드를 키울 계획입니다. 2년 전부터 생산라인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병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십니까.

-미리 준비해야지요. 그쪽을 길을 닦아놓으면 젊은 고급인력을 써서 브랜드를 이끌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개발하는 특수한 제품들을 그쪽에서 활용할 수도 있으니 시너지가 생겨요. 아들에게 맡기고 ‘원단은 최고 뽑아 줄 테니 네가 잘해보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이루고자 하시는 꿈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겠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나염 업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회사가 섬유업계를 이끌어 가는 회사가 되면 좋겠어요. 그게 목표입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2017-07-28 3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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