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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벨·농사일… 4개 부대서 ‘노예 공관병’

호출벨·농사일… 4개 부대서 ‘노예 공관병’

입력 2017-08-14 23:40
업데이트 2017-08-15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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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갑질 의혹’ 추가 확인

지인 행사·텃밭 경작 등 동원… 휴가·외박 등 기본권도 제한
국방장관 “국민께 깊이 사과”…육군, 4성 장군 긴급대책 회의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14일 최근 문제가 된 공관병 인권침해 사건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병사와 부모님, 국민께 심려를 끼쳐 국방부 장관으로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번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하는 한편 차후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병영문화 혁신 차원에서 철저한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으니 너그러이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공관병 인권침해 행위 및 복지회관 관리병에 대한 운영 현황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4개 부대에서 ‘갑질’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일부 부대에서는 공관병을 지인 초청 행사나 회식에 불러 사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관병을 불러내는 수단으로 일반 호출벨을 비롯해 인터컴과 유선전화, 휴대전화 등을 사용했다. 일부에서는 공관병을 토마토, 상추, 오이 등 텃밭을 경작하거나 가축을 사육하는 데 동원했다. 이들 공관병은 휴가, 외출, 외박 등 기본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육·해·공군, 해병대 공관병의 정원은 모두 198명으로 현재 113명(정원 대비 57%)이 관련 보직을 받았다. 국방부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해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주 취임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도 이날 경기 성남 15혼성비행단에서 박종진 1군 사령관, 박한기 2작전사령관, 김운용 3군사령관 등 최근 자신과 함께 새로 취임한 육군 4성 장군들과 ‘대비태세 강화 및 육군 문화 혁신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공관병 상대 갑질 논란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고 최고위급 지휘관부터 솔선수범하기로 했다.

김 총장은 회의에서 “현재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군 장성이 부지불식간에 부하들을 존엄한 인격체로 인식하지 못한 것에서부터 초래된 것”이라며 공관병 상대 갑질 논란을 지적했다.

김 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모든 전우의 인격과 인명을 자신의 몸처럼 아끼고 존중할 것 ▲주어진 권한과 영향력은 오로지 공익만을 위해 사용할 것 ▲누리는 것이 아닌 사명을 다하는 자세로 봉사할 것 ▲출신·지역·학연·종교·성별 등으로 차별하지 않을 것 ▲언제든 대의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자세를 견지할 것 등 지휘관이 가져야 할 5가지 훈(訓)을 제시하고 4성 장군부터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육군은 이날 회의에서 제시된 의견을 종합해 국방부의 공관병 갑질 근절 후속 대책과 연계해 육군 자체적으로도 장병 인권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2017-08-1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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