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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째 답사기 굴레… ‘궁궐의 도시’ 서울 다뤄”

“25년째 답사기 굴레… ‘궁궐의 도시’ 서울 다뤄”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17-08-16 22:32
업데이트 2017-08-16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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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 1·2권 출간

“1993년 첫 책이 나올 때만 해도 3권까지 쓰곤 본업(미술사가)으로 돌아가고 싶었죠. 그런데 북한을 가게 되면서 팔자가 그렇게 안 됐어요. 답사기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든 게 우리 지역은 왜 안 써 주느냐는 항의가 심해요. 올해로 25년째, 국토의 반을 써 왔는데 아직도 안 쓴 게 더 많네요. 20권쯤 쓰면 끝나지 않을까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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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10-서울 편’ 출간 간담회를 연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 책을 밟고 넘어서서 더 좋은 책이 쓰여지길 희망한다. 내 책이 이 땅에 태어난 내가 한국인의 혼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의미를 자랑과 사랑으로 쓴 것이라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세계 속에 알리는 글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창비 제공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10-서울 편’ 출간 간담회를 연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 책을 밟고 넘어서서 더 좋은 책이 쓰여지길 희망한다. 내 책이 이 땅에 태어난 내가 한국인의 혼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의미를 자랑과 사랑으로 쓴 것이라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세계 속에 알리는 글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창비 제공
전국에 답사 열풍을 일으킨 유홍준(68) 전 문화재청장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창비)가 사반세기 만에 서울로 들어섰다. 8권의 국내 편과 4권의 일본 편을 합쳐 380만부가 팔린 스테디셀러답게 9, 10권인 서울 편은 이미 예약판매만 8000부에 이른다.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유 전 청장은 “문화재청장을 3년 반 했기 때문에 미세하게 알 수 있었던 게 많아 국민들이 같이 알아야 할 걸 쓰다 보니 뜻밖에 어려워졌다”면서도 “이 책을 읽고 현장에 가 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란 마음으로 썼다”고 했다.

네 권으로 구상한 서울 편 가운데 먼저 나온 1권은 창덕궁, 창덕궁 후원, 창경궁 등 궁궐 이야기, 2권은 한양도성과 자하문 바깥의 별서 등에 얽힌 서울의 매력과 내력을 짚었다.

“세계적으로 일본 교토는 ‘사찰의 도시’, 중국 쑤저우는 ‘정원의 도시’로 공인돼 있죠. 하지만 세계 어디를 가 봐도 궁궐 5개가 모여 있는 도시는 서울밖에 없어요. 영욕의 세월이 얽혀 있지만 다른 나라, 도시와 다른 특성을 보여 주는 우리의 자랑이라 할 수 있죠. 궁궐에 대한 책은 많지만 대부분 건물 이야기에 그치는 데 반해 조선시대 그곳에서 국가 시스템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그 안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 스토리텔링에 주력했습니다.”

화재로 그를 문화재청장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하게 했던 숭례문 이야기는 서울편 3권에 담길 예정이다.

“(숭례문 화재 사건은) 실화도 아니고 방화인 데다 지방자치단체에 관리 책임이 있으니 마지막엔 억울했죠. 포커에서 돈 잃었을 때는 빨리 털고 가야지 개평이나 얻을까 하고 있으면 추해지니 빨리 나간 거죠. 사람들은 숭례문이 불타서 없어졌다고 잘못 알고 있지만 중환자실에서 고쳐 살아난 거예요. 당시 참여정부가 언론과 불편한 관계에 있어 기사의 상품적 가치가 원없이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서울 편에 이어 중국 편 답사기도 함께 집필 중인 그는 “속을 알 수 없는 중국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선 과정에서 광화문 대통령 공약 기획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유 전 청장은 “청와대 집무실 광화문 이전과 광화문광장 변경 등은 현재까지 결정된 건 없다”며 “다음주쯤 사업 규모와 방향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7-08-1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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