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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키운다더니… 실적 ‘0’ 수두룩

수출기업 키운다더니… 실적 ‘0’ 수두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08-19 00:36
업데이트 2017-08-1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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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2만 5000여곳 수출 중단… 중진공·코트라 등이 나섰지만 성적 초라

작년 56억·올 106억 예산도 ‘무용지물’… ‘10만개 中企 육성’ 목표 성과 낼지 의문

내수에 치중하는 중소·중견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사업이 ‘초라한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6 회계연도 결산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기업으로 전환한 중소·중견기업 2만 5000여개가 지난 한 해 동안 실적이 전무한 ‘수출중단기업’인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중소·중견 수출기업이 9만 3963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4개 중 1개꼴이다. 지난해 수출시장에 신규 진입한 중소·중견기업 수(2만 7060개)와 거의 맞먹는다.

수출 실적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4년 1934억 달러였던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실적은 지난해 1863억 달러로 3.7%(71억 달러) 줄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014년 9월 내수시장 중심의 중소·중견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식을 가졌다. 같은 해 8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확정한 ‘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촉진 대책’의 첫 단추였다.

코트라와 한국무역협회 등 8개 기관이 나서 수출기업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펼쳤지만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수출기업화 지원에 쏟아부은 예산은 지난해 56억원, 올해 106억원이다. 무역보험공사와 중소기업진흥공단, 수출입은행 등 공공기관 차원에서 벌이는 사업까지 포함하면 연간 1000억원대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말까지 내세운 ‘수출 중소·중견기업 10만개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산업부는 2013년 약 9만개였던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연말까지 10만개 이상으로 늘리고 수출 실적도 2013년보다 200억 달러 이상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나랏돈을 수혈받아 수출기업으로 지정됐다가 수출중단기업이 된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도 없다는 얘기다.

한성진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정부가 수출시장에 뛰어든 중소·중견기업이 수출중단기업으로 전락하기 전에 지원을 보강해 예방 시스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업종별로 수출 주기가 달라 수익이 나는 시점이 다르고 신생 기업이 많으면 상대적으로 실적이 줄어들 수도 있다”며 “중국의 경제 보복, 국제유가 하락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부 수출기업이 증가해 선방했다는 의견도 있다”고 해명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7-08-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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