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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고구려신사를 참배한 이유는...보장왕 아들 기려

아키히토 일왕 부부가 고구려신사를 참배한 이유는...보장왕 아들 기려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7-09-20 17:36
업데이트 2017-09-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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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 가운데 사상 처음 참배...반성과 화해 메시지 담은 것이라는 해석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20일 일본 내 고구려 왕족을 모시는 사이타마(埼玉)현의 고마(高麗·고구려)신사를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일왕 부부는 이날 ‘사적(私的)인 여행’으로 사이타마현 히다카(日高)시를 방문해 고마신사를 찾았다. 일왕 부부가 고마신사를 참배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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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신사’ 방문한 일왕 부부
‘고마신사’ 방문한 일왕 부부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20일 사이타마(埼玉)현 히다카(日高)시에 있는 고마(高麗)신사를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일왕 부부가 고마신사를 방문한 모습. 2017.9.20. 연합뉴스
고마신사는 고구려 멸망 후 일본으로 망명한 고구려 마지막 왕인 보장왕의 아들인 약광(若光)을 기리기 위해 730년 설치됐다. 약광은 일본 각지에 흩어져 있던 유민들을 모아 716년 고마군을 창설한 뒤 수장을 맡았다. 그는 730년 사망했지만 후손들은 그를 위해 고마신사를 세웠고 지금까지 매년 제사를 지내고 있다.

교도통신은 일왕 부부의 여행 목적에 대해 “다양한 역사를 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여행으로 풀이된다. 아키히토 일왕이 2001년 생일 기자회견에서 “내 개인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緣)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스스로 백제의 후손임을 인정한 일왕은 “무령왕의 아들인 성명왕은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과의 교류는 이것만이 아니었다”며 “이를 잊어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이후 3년만인 2004년 일왕의 당숙인 아사카노미야가 충남 공주시의 무령왕릉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2005년 6월엔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을 참배하는가 하면, 1989년 즉위 이후 “(방한의) 기회가 있다면 친선관계 증진에 노력하겠다”며 방한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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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신사’ 방문한 일왕 부부
‘고마신사’ 방문한 일왕 부부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가 20일 사이타마(埼玉)현 히다카(日高)시에 있는 고마(고구려)신사를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일왕 부부가 고마신사를 방문한 모습. 2017.9.20. 연합뉴스
일왕과 고마신사측은 일왕 부부가 신사 참배를 한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내년 말쯤으로 예상되는 생전 퇴위 전에 한반도에 반성과 화해 메시지를 보내려고 참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왕은 지난 3년간 2차대전 패전일 희생자 추도식에서 ‘반성’을 언급해, ‘가해’ 언급마저 피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왕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궁내청은 2013년부터 1년에 2차례 일왕의 ‘사적 여행’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8번째 ‘사적 여행’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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