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궐련형 전자담배 5000원으로 올려? 말아?

궐련형 전자담배 5000원으로 올려? 말아?

장형우 기자
장형우 기자
입력 2017-11-10 22:48
업데이트 2017-11-1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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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세 인상 반영 땐 시장 위축 우려… 인상폭 낮추면 폭리 논란 ‘눈치싸움’

KT&G ‘릴’ 4300원 저가 승부수 …필립모리스·BAT 출혈 경쟁 예고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 인상이 확정됐지만 정작 가격 결정권을 쥔 외국계 담배회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세금 인상분을 판매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자니 시장 점유율 하락이 우려되고, 반대로 판매가격을 유지할 경우 자신들의 기존 주장을 스스로 뒤집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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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선행 사업자인 한국필립모리스(아이코스)와 BAT코리아(글로)는 전날 개별소비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이후 이렇다 할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개정안을 공포하면 이르면 다음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개소세가 현행 갑(20개비)당 126원에서 529원으로 높아진다. 여기에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를 인상하는 법 개정안이 추가로 처리되면 갑당 총세금은 현행 1739원에서 일반담배의 90% 수준인 3000원까지 뛰게 된다. 이 때문에 개정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4300원인 전용담배 가격을 5000원 이상으로 올리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그러나 후발 사업자인 KT&G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KT&G는 오는 20일부터 판매하는 궐련형 전자담배 디바이스 릴과 전용스틱 핏의 가격을 각각 9만 5000원(할인가 6만 8000원), 4300원으로 책정했다. 임왕섭 KT&G 제품개발총괄 상무는 “제품 가격은 세금뿐만 아니라 시장 상황도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다소 공격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소세가 인상되더라도 이 가격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국내 전체 담배시장 1위 업체로 시장 영향력이 상당한 KT&G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필립모리스와 BAT는 선점하고 있는 시장을 빼앗길 것이 뻔하다. 특히 필립모리스는 사천공장에서 네오스틱을 생산하는 BAT와 달리 히츠를 이탈리아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40%의 수입관세 부담까지 지고서 KT&G와 경쟁해야 한다. 반대로 가격 인상 폭을 낮추면 외국계 회사들이 그동안 ‘폭리’를 취했다는 부정적인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개소세 인상을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밝히는 것도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라면서 “필립모리스와 BAT는 마진을 낮추는 출혈 경쟁을 감수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2017-11-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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