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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으로 내진 철강재에 관심…“국내서도 사용 의무화해야”

강진으로 내진 철강재에 관심…“국내서도 사용 의무화해야”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19 11:59
업데이트 2017-11-1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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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주에 이어 지난 15일 포항에서도 강진이 발생함에 따라 건축물 내진 설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축물의 뼈대로 활용되는 강재(鋼材)의 내진 성능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내진 설계는 1988년 6층 이상, 연면적 10만㎡ 이상 건축물에 대해 처음 의무화됐다. 2000년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건물까지 대상에 포함됐다.

2000년부터 내진 설계가 본격적으로 의무화된 셈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사는 이에 맞춰 2000년대 들어 건축용 내진 강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은 우리나라에서 내진용 철강재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부터 꾸준한 연구개발과 제품 출시로 관련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5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내진용 H형강을 개발했다. 2016년에는 내진용 초고강도 철근 KS 인증을 획득했으며 지난 1일에는 국내 처음으로 내진용 철강재 브랜드(H CORE)를 별도 출시했다.

현대제철의 내진용 강재 판매량은 2012년 50만t에서 지난해 100만t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110t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1995년에 SN강재 상용화에 성공했다.

SN강재는 일본 내 건축물의 내진 설계강화 등을 위해 1994년 제정된 SN규격을 따르는 강재다. 포스코의 SN강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고양 체육관 등에 사용됐다.

포스코가 개발한 또다른 내진용 강재 TMCP강은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 일산 킨텍스 등에 적용됐다.

TMCP강은 내진 성능과 용접성능이 우수하고 항복강도(재료가 변형되기 시작하는 강도)와 인장강도(재료가 끊어질 때까지의 최대 하중을 재료의 단면적으로 나눈 값)가 높다. 지진이 났을 때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건축구조용 강재보다 인장강도가 40% 이상 높은 HSA800강, 원형이나 각형으로 제작된 내지진강관 등도 지진에 강한 강재로 꼽힌다.

내진 철근의 경우는 동국제강이 국내 철강사 가운데 선도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내진 철근은 통상 진도 6.0 규모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중심부를 지탱하는 핵심 보강재로 쓰인다.

동국제강도 고성능 H형강과 내진 후판 등을 이미 개발한 상태다.

다만, 이 같은 내진 철강재는 실제 국내 건축현장에서는 아직 널리 쓰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H형강의 경우 내진용 강재 사용비율이 지난해 21%로 낮은 수준이다. 내진용 철근도 시장도입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국내에 내진 설계는 도입됐으나 미국이나 일본처럼 내진용 강재 사용에 대한 강제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구조엔지니어가 강재를 선정할 때 내진 성능을 확보한 건축구조용 강재를 필수적으로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고, 일본도 건축물에서는 SN강재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부 특수 구조물에만 SN강, TMC강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경주와 포항 지진을 통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건축물 안전을 위해 내진 철강재 사용 의무화 및 관련 법규 강화 등 여러 대책이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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