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희 한국식품안전관리 인증원 이사
노로바이러스는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 노워크라는 마을의 초등학교에서 집단발생한 급성위장염 환자의 분변에서 발견됐다. 그래서 초기에는 ‘노워크바이러스’라고 불렀다.
1972년 전자현미경으로 작은 공 모양의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규명했고 2002년 국제바이러스분류위원회(ICTV)에서 노로바이러스속(屬)으로 분류했다. 노로바이러스는 아직까지 동물이나 세포를 이용한 배양방법이 확립되지 않아 식중독의 원인 규명이나 감염 경로가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다만 오염된 분변이 해수로 유입되고 그 해수 속에서 자란 조개류에 바이러스가 축적돼 가열하지 않고 먹을 경우 식중독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불과 10여개의 극소량이라도 식품을 통해 몸 안에 들어오면 소화기계의 세포에 들어가 대량으로 자기 복제를 한다. 그래서 설사나 구토를 일으킨다.
환자나 보호자는 배설물을 처리할 때 손에 묻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웬만큼 휴지를 겹쳐 처리해도 손에 묻게 된다. 또 오염된 곳도 철저하게 소독하지 않으면 남아 있는 미량의 바이러스가 비산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배설물을 처리한 뒤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오염된 곳을 차아염소산나트륨(락스) 등으로 잘 소독해야 한다. 기구, 용기도 열탕소독을 해 2차 오염을 방지해야 한다.
그러나 바이러스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단백질로 된 막으로 싸여 있기 때문에 열처리해 단백질이 변성되면 감염력을 잃게 된다. 식품 중심부까지 충분하게 익히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식중독균도 모두 사멸시킬 수 있다. 먹는 물도 의심되면 끓여 마시도록 하고 조리기구는 사용한 뒤에 세척, 살균하면 식중독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손씻기는 식중독뿐만 아니라 감기 등 겨울철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기본적 행동이다. 주방장 등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은 가벼운 설사 증상이 있을 때 음식을 취급하면 식중독을 퍼뜨릴 수 있어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그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기본을 지키는 것이 건강한 겨울나기의 쉽고 빠른 지름길이다.
2017-12-12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