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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여성 유혹할 자유 있다” 佛문화계 女 100명 ‘미투’ 비판

“남성은 여성 유혹할 자유 있다” 佛문화계 女 100명 ‘미투’ 비판

김민희 기자
입력 2018-01-10 23:02
업데이트 2018-01-1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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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린 드뇌브 등 르몽드에 기고 “남성 일방적 매도… 마녀사냥식”

원로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를 비롯한 프랑스의 문화예술계 여성 인사 100명이 9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공개편지를 보내 “남자들은 여성을 유혹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해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스캔들 이후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는 ‘미투’(Me Too) 캠페인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남성 유명 인사들이 잇따라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는 현상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원로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 AFP 연합뉴스
원로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
AFP 연합뉴스
‘성의 자유에 필수불가결한 유혹할 자유를 변호한다’는 제목의 이 글에서 여성 인사들은 “성폭력은 범죄이지만 누군가를 유혹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면서 “최근 남성들에게 증오를 표출하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을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남자들이 권력을 남용해 직업적 관계에서 여성에게 성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최근의 흐름은 남성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악마 같은 남성들의 지배 아래 여성들을 영구적인 희생자의 상태로 두고 선(善)의 이름으로 여성에 대한 보호와 여성 해방을 거론하는 것은 청교도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미투’ 캠페인이 해당 남성에게 변호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이들을 성범죄자들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들은 “여성의 무릎을 만지거나 키스를 하려 했다거나 일방적으로 친밀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이유만으로 남성들이 자신의 직장에서 내쫓기는 등 희생자가 양산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들은 “돼지들을 도살장에 보내버리려는 열정은 여성들을 주체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면서 “실상에서는 이런 상황이 성적 자유를 억압하는 종교적 극단주의 세력, 도덕적 반동주의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에서 ‘돼지’(porc)는 성적으로 방탕한 남성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이어 “우리는 성폭력과 적절하지 않은 유혹을 구분할 만큼 현명하다”면서 “성적 자유에 필수불가결한 유혹의 자유를 옹호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8-01-1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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