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檢, 경제·금융만 직접 수사… ‘수사지휘권 유지’는 유보

입력 : ㅣ 수정 : 2018-01-1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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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안 내용·반응
청와대가 14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 방안’ 중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전방위적인 직접 수사 기능을 특별수사 중심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배석한 인물은 김형연(사진 왼쪽부터) 법무비서관,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문재인 정부의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배석한 인물은 김형연(사진 왼쪽부터) 법무비서관, 김종호 공직기강비서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는 우선 향후 출범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검찰의 고위공직자 수사 기능을 이관하는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권을 경찰로 넘기고 2차 수사권만 검찰에 맡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경제·금융 등 특수 사건에 한정했다. 공수처 수사 범위에 검사 비위를 포함해 검찰권 오남용에 대한 견제 장치가 확충됐다. 공수처 설치 때까지 검사 비위는 경찰이 담당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법무부의 탈(脫)검찰화도 강조됐다. 이미 법무실장·출입국본부장·인권국장 3개 직위에는 비(非)검사 출신이 임명됐으며, 지금까지 주로 검사장이 맡아 온 범죄예방정책국장 직책과 평검사 직위 10여개도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개혁 방안은 그동안 검찰이 정치권력의 이해 관계와 조직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기소 독점권, 직접 수사권, 경찰수사 지휘권, 형의 집행권 등 방대한 권한을 일부 악용해 왔다는 청와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 내에선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분위기다. 대부분 지난해 7월 제시된 새 정부 10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되어 이미 논의·추진되던 방안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통째로 박탈하겠다던 새 정부 초반의 강경 기류가 사그라든 점에 안도하고 있다. 청와대가 경제·금융 등 알토란 같은 사건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유지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검찰 독점인 영장 청구 제도의 개편 여부도 개헌 사안이라는 이유 때문에 논외로 미뤘다. 검·경 수사권 조정의 쟁점 중 하나인 검찰의 수사 지휘권 유지 여부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검·경과 법무·행정안전부 장관이 최종안을 낼 것”이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이날 발표가 ‘공약 후퇴’라는 지적도 나왔지만, 청와대는 반박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이 기소와 수사의 분리가 아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의 특수수사를 배제한다는 공약이 없고, 국정기획위 문안에는 검찰과 경찰의 상호 통제라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선 공약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청와대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검찰의 권한 분산 뒤 반사이익을 얻는 경찰에 대한 불신도 깊어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검찰은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대신 대검찰청을 중심으로 개혁 논의 흐름, 특히 국회에서의 입법 논의 과정을 주시하려는 모양새다. 대검 관계자는 “주요 사건에 대한 수사·기소 전반을 외부 전문가들이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 제도 등 검찰 신뢰를 높일 제도적 방안도 계속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 검사는 “조국 수석이 직접 권력기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새 정부 개혁 의지를 재확인했으니 올해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각론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변수가 많다”고 내다봤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18-01-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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