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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 유조선의 재앙… 기름띠 10㎢ 확산

침몰 유조선의 재앙… 기름띠 10㎢ 확산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8-01-15 22:18
업데이트 2018-01-1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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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동부 최악 해양오염 재해 우려 “콘덴세이트 다른 원유보다 유해”

전부 유출 땐 엑손발데스의 4배
이란 구조대 “생존자 못 찾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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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유조선 ‘상치’(SANCHI)호가 지난 14일 중국 동부 해상에서 불길에 휩싸여 가라앉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란 유조선 ‘상치’(SANCHI)호가 지난 14일 중국 동부 해상에서 불길에 휩싸여 가라앉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 동부 해상에서 화물선과 충돌한 파나마 국적의 이란 유조선 ‘상치’(SANCHI)호가 화재 8일 만에 폭발과 함께 완전 침몰하면서 최악의 해양 오염 재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5일 “선박에 실려 있는 기름이 유출되면서 해양환경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애초 중국 국가해양국이 “배에 실린 콘덴세이트(응축유)는 기화가 잘되기 때문에 오염이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던 것과 큰 차이가 나는 설명이다.

상치호는 지난 14일 오후 5시쯤 격렬한 폭발과 함께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폭발 당시 화염은 1㎞, 연기는 3㎞까지 치솟았다. 중국 공중환경연구센터는 글로벌타임스에 “최악의 상황”이라며 “콘덴세이트는 초경질유의 하나로 다른 원유류와는 성질이 달라 해양 생태계에 매우 유해하다”고 밝혔다.

BBC중문망도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국가해양센터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무색무취한 콘덴세이트는 독성이 매우 강하다”면서 “기화가 빠르지만, 물에도 잘 섞여 환경파괴 잠재력이 크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유조선에서 유출된 유막이 사고 주변 수역 10㎢에 걸쳐 퍼져 있다”면서 “사고 선박 주변 100㎞ 내에서는 오랫동안 어업 활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어장인 저장성 저우산(舟山) 어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치호에는 콘덴세이트 13만 6000t이 실려 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만약 콘덴세이트가 전부 바다로 유출되면 지난 50년 이래 발생한 해상오염 중 최악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상치호에 실린 콘덴세이트 선적량이 지금까지 최악의 해상오염으로 기록된 1989년 엑손 발데스호의 원유 3만 5000t 유출량보다 많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침몰로 실종된 선원을 찾는 작업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유조선에는 이란 국적 선원 30명과 방글라데시 국적 선원 2명 등 총 32명이 타고 있었고, 이 중 시신 3구만 발견했을 뿐이다. 이란 구조대는 “생존자를 찾을 희망은 이제 사라졌다”고 밝혔다.

한화토탈이 이란에서 수입하려던 콘덴세이트를 싣고 한국 대산항으로 향하던 상치호는 지난 6일 오후 8시쯤 홍콩 선적 화물선과 충돌한 뒤 불길에 휩싸였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제주도에서 남서쪽으로 300㎞ 떨어진 지점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8-01-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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