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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 가상계좌로 수수료 22억 챙긴 은행

가상화폐 거래 가상계좌로 수수료 22억 챙긴 은행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1-18 09:17
업데이트 2018-01-1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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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0원씩 챙긴 수수료 수입 1년새 36배로↑…기업銀 1위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가상계좌를 가상화폐 취급업자(거래소)에 제공한 대가로 지난해 수수료 수익 22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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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의 한 가상화폐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그래프를 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 여의도의 한 가상화폐거래소에서 한 시민이 시세그래프를 보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아이러니하게도 공적인 목적을 위해 설립된 기업은행과 농협은행이 수수료 수입 1, 2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이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제출한 가상통화 취급업자에 대한 은행 수수료 수익 현황을 보면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가상통화 거래소 관련 수수료 수입이 22억2천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의 6천100만원 대비 36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6개 은행의 가상화폐 가상계좌 잔고는 322억원에서 2조670억원으로 64배로 폭증했다.

이 같은 수수료 수입은 사실상 가상화폐 거래자들이 은행에 낸 돈이다.

시중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대신 거래소로부터 입금 건당 200~300원씩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거래자가 자금을 출금할 때 거래소에 더 비싼 수수료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거래자가 은행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이다.

일례로 국내 한 대형 거래소는 1천만원 이하 출금에 건당 1천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10만원을 출금하든 1천만원을 출금하든 수수료 1천원을 내고, 10만원을 두번 출금하면 1천원씩 두번 수수료를 내는 방식이므로 거래소는 은행에 내는 가상계좌 입금 수수료 이상을 벌어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은행들은 가상계좌라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가 폭증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 담당자는 다른 업무와 함께 가상계좌 업무를 보고 있고 가상계좌 시스템도 은행의 전체 시스템에 포함돼 있어 별도의 유지비용이 들지 않는다.

지난해 수수료 수입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은행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었다. 최근 다크호스 거래소로 떠오른 업비트에 가상계좌를 준 기업은행은 가상계좌 수수료를 건당 300원으로 책정해 총 6억7천500만원 수입을 벌어들였다.

최대 규모인 빗썸과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내준 농협은행의 수수료 수입도 6억5천400만원에 달했다. 빗썸과 후발 거래소 4곳에 가상계좌를 제공한 신한은행 역시 연간 6억2천1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였다.

국민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1억5천100만원, 산업은행이 6천100만원, 우리은행이 5천900만원 순이었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정부 대책에 따라 가상계좌 신규 발급과 기존 가상계좌의 신규 회원 추가를 차단했으며, 기존 거래자는 실명 전환할 계획이다.

박용진 의원은 “그간 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고객 보호차원에서는 나몰라라 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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