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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만에 남북 정상 핫라인 열렸다

분단 70년 만에 남북 정상 핫라인 열렸다

임일영 기자
임일영 기자
입력 2018-04-20 23:00
업데이트 2018-04-21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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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北국무위 첫 직통전화 개통

“평양입니다”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남북 실무자 4분 19초간 시범통화
文대통령·김정은 내주 초 통화할 듯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가 20일 청와대에 설치되면서 송인배(가운데)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북한 국무위원회 담당자와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 왼쪽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청와대 제공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가 20일 청와대에 설치되면서 송인배(가운데)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북한 국무위원회 담당자와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 왼쪽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청와대 제공
2018 남북 정상회담을 일주일 남겨 놓은 20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열렸다. 핫라인은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집무실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업무 공간에 연결됐다. 정상 간 핫라인 개설은 분단 7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이 방북, 북측과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다고 밝힌 지 45일 만이다.

역사적 시범 통화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북한 국무위원회 담당자가 했다. 4분여의 통화는 화기애애했다.
청와대에 설치된 직통전화.  청와대 제공
청와대에 설치된 직통전화.
청와대 제공
북측 “평양입니다.”

남측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잘 들립니까. 정상 간 직통전화 연결을 위해 전화했습니다. 저는 청와대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입니다.”

북측 “송인배 선생이십니까. 반갑습니다.”

남측 “그렇습니다. 잘 들리십니까.”

북측 “잘 들립니다. 반갑습니다.”

남측 “서울은 오늘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북측은 어떻습니까.”

북측 “여기도 좋습니다.”

남측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과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북측 “그러면 이것으로 시범 통화 마치겠습니다.”

시범 통화를 지켜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브리핑에서 “연결은 매끄럽게 진행됐으며 마치 옆집에서 전화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3시 41분부터 4분 19초간 상호통화(남측에서 북측으로 걸어 3분 2초 통화, 다시 북측에서 남측으로 걸어 1분 17초 연결)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통화한 북측 실무 관계자의 직함과 이름을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았다.

2000년 정상회담 때 김대중 대통령의 제안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수용하면서 핫라인이 설치된 적은 있다. 국가정보원과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간 직통전화가 설치돼 최고지도자의 의사소통에 활용됐지만, 정상 통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핫라인은 남북의 우발적 군사충돌의 완충 역할을 했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불통 상태였다. 지난 2월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특사의 방남을 계기로 복원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들이 언제든 전화로 연결되는 상황이 분단 70년 만에 처음 현실화된 것”이라면서 “관저를 포함, 청와대 어디서든 연결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보안을 위한 ‘비화’ 기술이 적용됐고 무선 연결은 불가능하다. 북측 직통전화 위치에 대해서는 “상호 간 바로 연결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시범 통화가 마무리되면서 다음 주 초 정상 통화도 이뤄질 전망이다. 23일쯤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도 재개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8-04-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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