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조 각국 평가전서 엿보인 약점
주전들을 쉬게 했고 의도적으로 허점을 드러낸 것일 수 있어 속단은 금물이다. 하지만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 신태용호와 함께 묶인 스웨덴, 멕시코, 독일의 약점이 조금씩 드러났다.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스웨덴, 멕시코, 독일이 3일 나란히 평가전을 치렀다. 독일 대표팀에 복귀한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4분 역전골을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클라겐푸르트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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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왼발 부상 이후 복귀전을 치른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의 몇 차례 선방도 빛이 바랬다.
뮌헨의 쌍포 토마스 뮐러와 마츠 훔멜스,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를 쉬게 한 결과이긴 했다. 후반 수비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다. 신태용호처럼 크로스를 쉽게 허용했고 뒤쪽 공간을 노리며 달려드는 상대 견제에 실패했다. 독일은 점유율 65%로 압도했지만 슈팅 수 8-14, 유효 슈팅 4-7로 뒤지는 이상한 경기를 펼쳤다.
요아힘 뢰브 감독은 “우리가 러시아월드컵에서 이렇게 경기한다면 절대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계획한 대로 경기를 풀어 나가지 못했다. 후반전에 너무 엉성했다”고 화를 낼 정도였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스웨덴, 멕시코, 독일이 3일 나란히 평가전을 치렀다. 스웨덴 미드필더 에밀 포르스베리(오른쪽)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수비수 헨리크 달스가드와 볼 경합을 하고 있다.
스톡홀름 AFP 연합뉴스
스톡홀름 AFP 연합뉴스
작정한 듯 측면 공격에만 매달렸다. 신태용호가 지난 1일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스웨덴 대처법으로 스리백 실험을 한 것을 조롱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스웨덴, 멕시코, 독일이 3일 나란히 평가전을 치렀다. 멕시코의 도스 산토스가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3분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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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들의 부상 우려도 씻어내지 못했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은 디에고 레예스(포르투), 안드레스 과르다도(레알 베티스), 엑토르 모레노(레알 소시에다드) 등이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모두 출전하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두 차례의 평가전(볼리비아전은 공개, 세네갈전은 비공개)이 예정돼 있지만 세 대표팀은 한 차례만 남았다. 독일은 9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와 스웨덴은 10일 각각 덴마크, 페루와 격돌하는데 이 경기를 통해서야 본격적인 전력 파악이 이뤄질 전망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6-04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