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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패싱’에 조급한 아베, 백악관에서 납북소녀 메구미 사연 꺼내

‘재팬 패싱’에 조급한 아베, 백악관에서 납북소녀 메구미 사연 꺼내

입력 2018-06-08 09:45
업데이트 2018-06-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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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납치문제 해결 위해 北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
아베 “납치문제 해결 위해 北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2018.6.8 AP 연합뉴스
미국과의 단단한 동맹을 기반으로 동북아시아에서 외교력을 휘둘러온 일본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정상회담 정국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재팬 패싱’의 굴욕을 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백악관에서 납북 일본인 귀환을 촉구하며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13세에 북한으로 납치된 소녀 요코타 메구미의 사연을 꺼냈다.

그는 “니가타라는 아름다운 항구 마을이 있다. 그곳에 살던 13세 소녀가 북한에 의해 납치됐다. 45년이 지났다. 그동안 가족들은 오로지 그녀의 귀환만을 기원하며 기다렸다. 부모는 늙어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그녀와 모든 납치피해자가 집으로 돌아와 부모의 품에 안기는 게 일본인의 오랜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메구미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77년 학교에서 배드민턴 연습을 마친 뒤 귀가하다 해변에서 실종된 인물로 일본 납북자 문제의 상징적 인물이다.
1977년 북한에 납치된 딸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부모인 시게루(81·오른쪽)·사키에(78) 부부가 24일(현지시간)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14.3.24 AP 연합뉴스
1977년 북한에 납치된 딸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부모인 시게루(81·오른쪽)·사키에(78) 부부가 24일(현지시간)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2014.3.24 AP 연합뉴스
메구미는 북한에서 결혼해 딸을 낳았지만 심각한 산후 우울증을 겪다 1994년 자살한 것으로 발표됐다. 북한은 2004년 그녀의 유골을 일본에 넘겼다. 그러나 일본 측의 감정 결과 이 유골이 타인의 것으로 드러나며 아직 생존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아베 총리가 이날 회견에서 메구미의 사연부터 꺼낸 것은 이 문제를 세기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절박감에서다.

이를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나는 북한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납치문제가 빨리 해결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일본인을 대신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인이 납치 이슈의 해결을 위한 이해와 지지를 보내준 데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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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은 트럼프와 아베
손잡은 트럼프와 아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해 납치문제를 놓고 담판하겠다는 구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협력 등을 요청한 셈이다.

특히 그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 “우리는 납치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아베 정부에서 이는 최우선순위”라며 “납치문제를 풀기 위해 일본은 북한과 직접 회담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겠다는 내 결심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납치에 관해 아주 많이 이야기했다. 그것은 우리 대화에서 으뜸가는 사안이었다”며 “그는 그 문제를 길고, 강하고, 열정적으로 언급했다. 나는 그의 바람을 따라 북한과 틀림없이 그것을 논의할 것이다. 틀림없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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