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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1무 1패의 함정…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1승 1무 1패의 함정…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

최병규 기자
입력 2018-06-15 23:26
업데이트 2018-06-16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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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위험한 시나리오 ‘승점 4’…독일 전승 땐 2010 남아공월드컵 때처럼 신태용호 16강 가능성

조별리그 각 조 두 팀이 토너먼트에 오르는 대회 방식을 채택한 1962년 칠레월드컵부터 1승1무1패의 ‘숫자놀음’이 시작됐다. 조 2위를 둘러싸고 벌이는 이른바 ‘승점싸움’이 본격화됐고, 경기 하나에 걸린 무게감도 훨씬 육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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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신태용 감독.
연합뉴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승1무1패는 참으로 얄궂은 전적이다. 마치 동전의 앞뒤와도 같아서 처한 조별 상황에 따라서 ‘지옥의 숫자’일 수도, ‘천국의 숫자’일 수도 있다. ‘골득실차·다득점’이라는 잣대가 등장하면서 더욱 그랬다. 첫 희생자는 아르헨티나였다.

●아르헨티나·스웨덴 등 과거 탈락 사례 즐비

칠레대회 조별리그 D조에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 나란히 1승1무1패를 기록해 승점이 같은 공동 2위가 됐지만, 골득실차에서 밀려 잉글랜드에 8강길을 비켜 줬다. 이후로도 1승1무1패의 희생양들은 즐비했다.

1970년 멕시코대회 B조에서 스웨덴은 동률이고도 실점이 1개 많았던 탓에 우루과이에 무릎을 꿇었고, 1974년 서독대회에서는 이탈리아가 역시 1골이 부족해 8강행에 실패했다(당시는 본선 8강 체제였다). 32개국 체제가 갖춰지면서 훨씬 2위 경쟁이 심화된 1998년 프랑스대회에서는 A조 모로코와 D조의 스페인이 1승1무1패를 거두고도 3위로 내려앉았다.

덕을 본 나라도 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B조의 파라과이와 C조의 터키는 각각 다득점·골득실차에서 간발의 차로 앞서 남아공과 코스타리카를 따돌리고 16강 무대를 밟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허정무 감독의 한국대표팀이 1승1무1패의 벽을 뚫고 역대 첫 원정 16강을 일궜다. 당시 한국은 1승1패가 된 뒤 최종 3차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겼는데,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챙기고 그리스가 1승2패, 나이지리아가 1무2패에 그치면서 극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한국, 같은 결과로도 2006년엔 프랑스에 밀려 좌절

하지만 2006년 독일대회 때는 같은 1승1무1패를 하고도 2승1무의 스위스, 1승2무의 프랑스에 밀려 16강에 오르지 못한 아픈 기억도 있다. 돌이겨 보면,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의 전력이 균형을 이룰 때 1승1무1패는 3패를 당한 것에 못지않은 ‘극약’이 될 수 있다. 반면 어느 한 팀이 3승을 챙기며 주도권을 확실히 잡는 상황이라면 1승1무1패도 남부러울 것 없는 전적이 될 수도 있다.

지금 신태용호가 처한 F조의 상황은 어떨까. 신태용 감독이 16강에 오르기 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밝힌 적은 없다. 그저 “1승1무1패 또는 2승1패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라고 말한 게 전부다. 16강 진출 안정권 성적은 승점 5점(1승2무)이다.

뚜껑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3전 전승을 올린다면 2010년처럼 1승1무1패의 성적만 내고도 16강행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신 감독은 이를 염두에 두고 1승 사냥의 확실한 제물로 스웨덴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 13일 러시아 입성 인터뷰에서 “스웨덴전에 올인했다. 멕시코는 스웨덴전이 끝나고 난 다음에 준비한다”면서 1차전 ‘배수의 진’을 각오했다. 한 번씩 쓴맛과 단맛을 본 축구대표팀에 세 번째 1승1무1패의 조별리그 전적은 실현될까.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18-06-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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