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재배당 직후 법원자료 요청·고발인 조사 등 수사에 속도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거래·법관사찰’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첫 고발인 조사에 착수하면서 수사가 본궤도에 올랐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재판거래 의혹 등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는 21일 오전 10시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다. 임 교수는 지난해부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1월 재판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 교수가 참여연대 대표로 출석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재배당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배당 하루 만인 19일 대법원에 하드디스크 원본 등 관련 자료 제출을 공식 요청한 데 이어 21일 고발인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 일정이 신속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현재까지 검찰이 접수한 관련 의혹 고발 건수는 모두 20건이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부에 배당됐던 이들 사건을 전날 모두 특수1부로 재배당했다. 검찰은 추후 필요에 따라 특수1부 수사 인력을 내부적으로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적인 사건의 전례와 수사방식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부를 대상으로 하는 수사이지만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원칙대로 진행한다는 취지다.

한편 하드디스크 제출을 두고 검찰과 법원이 신경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법원행정처는 검찰의 자료요청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