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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광장]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지식 쉼터/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자치광장]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지식 쉼터/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입력 2018-07-08 22:44
업데이트 2018-07-0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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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곳곳에는 방치돼 있는 유휴 공간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공간을 재발견하고 잃어버린 공간의 의미를 다시 부각한다면, 그 공간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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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공공기관 청사 내에도 유휴 공간들이 숨어 있다. 올해 초 성동구에서는 구 청사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공유 서가인 ‘성동책마루’를 조성했다. 구청 로비는 넓은 공간인데도 수년간 특별한 쓰임새 없이 이용되고 있었다. 벽면에는 구정 홍보물 몇 가지가 걸려 있었고, 민원을 처리하러 온 주민들이 잠시 앉아 쉬는 의자 몇 개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이곳을 의미 있는 공간으로 바꿔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공간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다 열린 도서관 개념의 다목적 문화복합공간으로 새로운 변화를 줬다.

책마루는 관공서 공간의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마음 편히 찾아와 책과 함께 휴식할 수 있는 열린 장소다. 로비 유휴 공간과 계단을 활용한 서가에는 2만여권의 도서와 잡지를 두루 갖추었으며, 방문객들은 다락방, 소파, 벤치로 마련된 자리에서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등 각자의 방식대로 이용할 수 있다. 사방이 트인 중앙 공간은 소규모 강연과 독서 토론회, 콘서트 같은 문화 프로그램을 위한 장소로도 활용 가능해 풍성함을 더한다.

가까운 동네에도 책마루 같은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주민들 바람에 지난 3월 평생학습센터인 독서당인문아카데미 1층에 ‘독서당 책마루’를 만들었다. 이어 성수아트홀에도 ‘성수책마루’를 조성, 주민들 문화생활을 한층 더 충족시켜 줄 공유 서가를 지역 전반으로 확산하고자 한다.

책마루는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지식 쉼터다. 이용 시간도 일반적인 관공서 업무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365일 평일, 주말 언제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구청 문을 활짝 열고 책마루를 찾는 이들을 맞이한다. 인류의 지식 보고인 책을 중심으로 일상 속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비어 있던 공간은 주민들과 함께 공유돼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만남과 소통의 장인 문화 사랑방으로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도 재발견이 필요한 공공 공간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공유한다면 주민들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우리 사회가 협력적 공유사회로 나아가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장기적인 변화는 종종 작은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작은 발상의 전환으로 유휴 공간을 되살린 책마루처럼 공간 공유를 통해 문화와 일상의 거리를 좁히는 생활친화적 문화공간이 확산되길 바란다.
2018-07-09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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