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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식용개 이중잣대 없애야” 초복 맞아 거리로 나온 ‘동물권’

“반려견·식용개 이중잣대 없애야” 초복 맞아 거리로 나온 ‘동물권’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7-17 17:32
업데이트 2018-07-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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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도그’ 토리 인형 시청광장 전시도…육견협회장 “학대·잔혹 도살 없다” 반발

“정부는 그간 무책임한 외면 속에서 비참하게 죽어 간 개들을 마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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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인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초복: 토리 인형 전시회 I´m Not Food(나는 음식이 아닙니다)’ 행사장에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인 ‘토리’의 모습.  더팩트 제공
초복인 17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2018 초복: 토리 인형 전시회 I´m Not Food(나는 음식이 아닙니다)’ 행사장에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인 ‘토리’의 모습.
더팩트 제공
초복을 맞은 17일 오후 1시쯤 기온 34도의 뜨거운 햇볕 아래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개 농장에서 죽은 강아지 11마리의 사체가 등장했다. 방진복 위 ‘개 도살 금지’라고 쓰인 검은 옷을 겹쳐 입은 참가자들은 최소 한 뼘에서 최대 세 뼘쯤 되는 크기의 개 사체와 국화꽃을 들고 광장 한복판에 섰다. 네 발을 잔뜩 웅크리고 굳어버린 작은 개를 내려다보는 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광장에는 죽은 개로부터 풍기는 냄새가 가득 퍼졌다.

국내 동물단체 ‘동물해방물결’은 국제 단체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등과 함께 이날 ‘2018 황금개의 해 복날 추모 행동’을 벌였다.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청와대까지 행진한 후 ‘개 도살 금지를 촉구하는 세계인의 요구 서한’을 정부에 전달했다.

같은 날 동물단체 ‘케어’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나는 음식이 아니에요! 먹지 말고 안아 주세요’라는 주제로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의 인형 2018개를 전시했다. 행사에는 ‘퍼스트 도그’ 토리가 깜짝 등장해 시민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지난해 유기견으로 버려졌던 토리는 검은색 잡종견이라는 이유로 입양되지 않다가 문 대통령이 입양해 청와대에 입성했다. 청와대 앞에서는 동물단체 ‘카라’가 기자회견을 열고 “반려 목적의 개들에게는 보호를 위해 동물등록제를 적용하면서, 식용 개농장에서 벌어지는 학대와 도살은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냐”면서 “개 식용 산업에 대한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개 식용 문제는 법적으로도 위법과 합법 사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가축의 대상에 들어 있지 않지만, ‘축산법’에서는 가축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이 넘어서며 올해 동물권 집회가 사회적으로 큰 공감대를 얻는 분위기다. 이들은 동물보호법 개정을 통해 축산물위생관리법,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의거한 동물 도살만을 허용하고 나머지는 금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개 식용’을 꼬집어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도 강력하다. 김종석 대한육견협회장은 “동물을 위한다면서 개를 집중 타깃으로 공격하는 것은 정치적인 행보”라면서 “알려진 것과 달리 개 농장에서의 학대나 잔혹한 도살은 존재하지 않으며, 생산자는 좋은 질의 고기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잘 키우려고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7-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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