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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임종헌이 은닉한 USB 확보… ‘사법 농단’ 수사 탄력

檢, 임종헌이 은닉한 USB 확보… ‘사법 농단’ 수사 탄력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8-07-22 17:48
업데이트 2018-07-2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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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했다던 재직 때 자료 담겨… 분석 중

법원은 검찰 영장 기각… ‘기싸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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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중인 자택 나서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압수수색 중인 자택 나서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임 전 차장이 압수수색 중인 자택을 나서는 모습. 2018.7.21 연합뉴스TV 제공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실시한 첫 강제수사에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은닉한 자료를 다량으로 확보했다. 한편으로는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중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자택 등에 대한 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법원과 검찰의 기싸움이 본격화될 기미가 엿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는 22일 “임 전 차장이 재직 시 관여한 행정처 자료를 별도로 백업해 숨겨둔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그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전날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서초동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던 중 임 전 차장 컴퓨터에서 USB의 존재를 확인하고 사무실 여직원 가방에 있던 기기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과 병행해 진행된 검찰 조사에서 임 전 차장은 “백업 USB를 직원에게 보관시켰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그는 재직 당시 생산하거나 보고받은 문건을 반출하긴 했지만 최근 하드디스크와 업무수첩을 모두 버렸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꾸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이 지난 5월 임 전 차장의 문건 반출에 대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론 내린 뒤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USB의 발견으로 임 전 차장이 거짓말을 했고, 보기에 따라 증거를 은닉했다고 해석될 수 있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 같은 정황은 수사가 임 전 차장 신병 확보 단계까지 진전될 경우 검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법농단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의 강제수사 시도 명분도 한층 공고해졌다. 사법부 자체적으로 이미 3차례 조사한 데다 대법원이 2주 넘게 행정처 PC 속 문건의 임의제출을 허가하고 있어 강제수사 없이도 필요한 자료를 검찰이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법원 측 견해가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이언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임 전 차장 외에 영장을 기각했던 양 전 대법원장, 박 전 처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김모 전 기획제1심의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검찰이 재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다만 검찰이 임의제출을 요청한 행정처의 법인카드 사용, 관용차 운행 내역에 대한 강제수사는 요원하다는 전망이 많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범행 의심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재임 기간 전부에 대한 카드·차량 사용 내역을 달라는 압수수색 영장은 지나치게 포괄적인 요청이어서 일반 사건이더라도 기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8-07-2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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