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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딩크’ 박항서, 열악한 아시안게임 훈련장에 쓴소리

‘쌀딩크’ 박항서, 열악한 아시안게임 훈련장에 쓴소리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8-08-13 23:46
업데이트 2018-08-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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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을 일주일 앞둔 1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8.8.11  연합뉴스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을 일주일 앞둔 11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8.8.11
연합뉴스
23세 이하(U-23) 베트남 남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 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미흡한 준비상태를 지적했다.

‘베트남의 영웅’인 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 대회에서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준우승 신화를 썼다. ‘베트남 히딩크’, 베트남에서 쌀이 많이 나는 것에 빗댄 ‘쌀딩크’, ‘마법사’ 등의 별명을 얻으며 현지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대표팀과 함께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성했다.

일본, 파키스탄, 네팔과 함께 조별리그 D조에 속한 박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은 도착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열악한 훈련 환경 때문이다.

‘테 타오’, ‘베트남넷’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예정된 공식훈련을 부득이 취소해야 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시간 거리의 산업도시 찌까랑에 마련된 베트남 U-23 남자 축구대표팀의 임시 훈련장.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의 배려로 임시 훈련장을 제공받았으나 잔디가 없고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베트남 언론들은 전했다. 인부들이 경기장 선을 그리고 있다. 2018.8.13  베트남 언론 테 타오 유튜브 캡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시간 거리의 산업도시 찌까랑에 마련된 베트남 U-23 남자 축구대표팀의 임시 훈련장.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의 배려로 임시 훈련장을 제공받았으나 잔디가 없고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베트남 언론들은 전했다. 인부들이 경기장 선을 그리고 있다. 2018.8.13
베트남 언론 테 타오 유튜브 캡처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서 마련해 준 훈련장은 호텔에서 48km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도로 사정이 원활하지 않아 차로 달려도 2~3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우려한 박 감독은 결국 훈련 취소를 조직위에 통보했다. 대신 선수들은 호텔 근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몸을 풀어야 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호텔에서 8km 떨어진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의 찌까랑 공장 운동장을 대체 훈련장으로 구했다. 이동거리는 짧아졌지만 운동장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잔디는커녕 바닥조차 평평하지 않았다.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흙바닥에서 연습을 하다간 다칠 위험이 컸다.

결국 박 감독은 운동장 입구에 딸린 작은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날 박 감독은 베트남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미흡한 아시안게임 준비 상태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훈련장소가 너무 멀고 흙투성이였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좁지만 훈련 공간을 얻었다”며 “어제 훈련을 못한 게 아쉽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조추첨부터 훈련장까지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 준비 상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14일 첫 예선 상대인 파키스탄의 전력분석을 마쳤으며 목표는 승리라고 자신했다. 그는 “파키스탄 대표팀이 지난 7월 바레인 전지훈련에서 현지 프로축구팀과 2경기를 치른 영상을 분석했다“며 ”감독은 4월에 부임한 브라질 사람이고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3세 이상 선수 몇 명은 덴마크 3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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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영웅’ 박항서호 금의환향
’베트남영웅’ 박항서호 금의환향 동남아시아 축구역사를 새로 쓴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28일 베트남 국민의 대대적 환영 속에 귀국했다. 대표팀은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중국 창저우에서 이날 특별기를 타고 출발해 베트남 수도 외곽에 있는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은 환영 인파에 손을 흔들고 있는 박 감독. 2018.1.28
연합뉴스
박 감독은 “우리팀은 사기가 충만하다. 부상자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목표는 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다.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베트남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2위의 베트남으로선 같은 조에 속한 일본(61)이 가장 힘겨운 상대다. 그러나 네팔(161위)과 파키스탄(201위)이 아시아 최하위권의 실력이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진출 티켓을 노려볼 만하다.

베트남이 조 2위로 결선에 오른다면 E조의 강력한 1위 후보인 한국과 16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박 감독은 앞서 11일 자카르타 공항에서 만난 한국 취재진에게 “조별리그 통과가 우선이다. 한국과 대결하게 된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 제대로 맞붙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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