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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마지막 식사…오징어·낙지 논쟁에 웃음꽃도

[이산가족상봉] 마지막 식사…오징어·낙지 논쟁에 웃음꽃도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8-22 13:37
업데이트 2018-08-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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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3일 상봉일정의 마지막 순서로 공동점심…식사 마친 뒤 귀환

이산가족들은 22일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에 이어 점심을 함께하며 아쉬운 이별을 준비했다.

예정보다 30분 이른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공동점심에서 남북 이산가족들은 서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를 가족들과 마지막 식사를 했다.

한신자(99) 할머니의 남북 네 자매인 김경복(南·69), 김경식(南·60), 김경실(北·72), 김경영(北·71) 씨는 식사가 나오자 서로 크림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며 챙기는 모습이었다.

북측 딸이 젓가락으로 빵을 잘 집지 못하자 한신자 할머니는 옆에 놓인 포크를 집어주며 “이거로 먹어라”고 내밀었다.

조도재(75) 씨는 북측 조카 백광훈(62) 씨가 나물 반찬을 앞에 놓아주자 “아니야. 너 먹어∼”라고 말하는 등 사이좋게 식사를 했다.

상봉장 곳곳에서는 남북의 가족들이 맥주로 ‘이별의 건배’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점심 메뉴로 나온 ‘오징어 튀김’을 놓고는 작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진수(87) 할아버지는 북측 조카며느리가 오징어 튀김 하나를 집어주며 “낙지예요”라고 말하자, “오징어지”라고 가볍게 반박했다.

그래도 조카며느리는“에? 낙지예요”라고 수긍하지 않았고, 김진수 할아버지는 손가락을 가로로 긴 모양으로 만들면서 “낙지는 이렇게 긴 거지”라고 했다.

그러자 조카며느리는 “아아. 거기서는 낙지가 오징어군요”라며 웃음꽃이 피어났다.

북한에서는 오징어를 낙지로, 낙지를 오징어로 부른다. 남북한 간 명칭이 정반대인 이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2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오찬을 함께하던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이 “남북한 말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어도 알아들을 수 있는데 오징어와 낙지는 남북한이 정 반대더라”라고 했고 김 제1부부장이 “그것부터 통일을 해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공동점심을 끝으로 2박 3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기약 없는 이별을 한다. 남측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버스를 타고 육로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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