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항상 널 위해 뛰겠다” 투병 소녀에게 답장 ‘맘스 터치’ 모드리치

“항상 널 위해 뛰겠다” 투병 소녀에게 답장 ‘맘스 터치’ 모드리치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9-27 01:20
업데이트 2018-09-27 01:2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메날두 제치고 FIFA ‘올해의 선수상’

“인성이 매우 훌륭한 선수다. 정직하고 겸손하고 성실하다.”
이미지 확대
루카 모드리치. 로이터 연합뉴스
루카 모드리치.
로이터 연합뉴스
다보르 수케르 크로아티아 축구협회장이 과거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의 인성에 이렇게 찬사를 보낸 적이 있다. 보스니아의 온라인 매체 ‘이자다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국제축구연맹(FIFA) 베스트 어워즈 시상식에서 그가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자 백혈병 투병 소녀에게 직접 손편지를 써 보낸 사실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전쟁 겪은 그, 팀 내 정신적 지주 역할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란 진단 후 6개월만 지나면 세상을 뜬다는 진단을 받은 다섯 살 소녀 셀레나가 어느 날 언니가 대신 써서 보낸 편지에 모드리치가 답장을 보내와 깜짝 놀랐다. 그는 “팀원 모두가 네 투병 사실을 알고 있고 네가 얼마나 어려운 화학 치료 과정을 이겨내고 있는지 잘 알게 됐다. 항상 널 위해 뛰도록 노력할게”라고 다짐했고, 셀레나는 더욱 밝은 표정으로 화학 치료를 받게 됐다.

사실 지난 6월 러시아월드컵 결승에 사상 최초로 조국 크로아티아를 견인했을 때도 그의 인성은 화제가 됐다. 레알 마드리드 경기를 마친 뒤 터널 안에서 유니폼을 벗어 달라는 소년에게 하의를 건네고 자신은 팬티 차림으로 라커룸을 향해 달려갔다. 유니폼 상의를 벗은 상태였다. 이른바 ‘빤스 런 움짤’ 동영상이 인터넷을 달궜다.

그런 모드리치가 전쟁의 참화 중에 축구에 눈을 떴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한창 철들 나이에 축구를 처음 접했는데 난민 신세였다. 크로아티아와 신유고연방이 전쟁을 벌여 고향 자다르를 떠나 호텔 주차장을 전전하며 축구공을 튕겼다. 물론 부모는 그가 최대한 전쟁의 참화에서 비켜설 수 있도록 돌봤다고 하지만 인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 어려움을 겪어서일까? 그는 중뿔난 스타라기보다 늘 어려움을 겪는 선수나 어린 선수들을 다독여 팀을 정신적으로 한데 묶는 데 더 뛰어나 보였다.

이번 FIFA ‘올해의 선수상’ 최종 후보에 오른 옛 동료이자 레알 3연패의 주역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다른 면모이기도 하다. 호날두와 2008년 이후 5회씩 나눠 가져 소위 ‘메날두 시대’를 양분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는 최종 후보에서 탈락했다.

●“팀과 국가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받은 상”

모드리치는 29.05%를 얻어 호날두(19.08%)와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11.23%)를 따돌리고 영예를 차지했다. 중원의 어느 포지션을 맡겨도 소화해내고 경기 완급을 조율하는 능력, 동료들을 다독이는 능력에서도 버금 가는 선수가 많지 않다. 딥 라잉(deep lying·가장 뒤쪽에 처지는) 플레이 메이커로도 최고란 평가를 듣는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이 상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크로아티아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받는 것이다. 코치들이 없었다면 이 상은 없었을 것이며 가족이 없었다면 난 지금의 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란 말을 남겼다.

이제 관심은 모드리치가 유럽축구연맹(UEFA)과 FIFA에 이어 2016년 이후 FIFA에서 떨어져나간 발롱도르까지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할지에 쏠리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9-27 26면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