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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공부, 밤 연습으로 일군 충남 금산 중부대 배구부의 대학 최고 챔피언결정전 우승

낮 공부, 밤 연습으로 일군 충남 금산 중부대 배구부의 대학 최고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18-10-05 15:04
업데이트 2018-10-0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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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감독을 하며 낮에 선수들을 공부시키고 밤에 연습시켜온 지방대 배구부가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학 배구대회에서 우승했다.

중부대(총장 엄상현)는 지난 4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성균관대를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중부대는 지난 3월부터 전국 12개 대학이 벌여온 리그 우승에 이어 챔피언 결정전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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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 배구부가 지난 4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중부대 제공
중부대 배구부가 지난 4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중부대 제공
이 대학 레저스포츠학과 교수로 입학홍보처장을 맡고 있는 송낙훈(40) 감독은 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국내 대학 배구대회 중 최고 권위의 대회”라고 말했다.

중부대가 2012년 12월 배구부를 창단한지 6년 만에, 그것도 리그와 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일궈낸 것이다. 게다가 선수들이 낮에 일반 학생처럼 강의를 듣고, 밤에 연습해 이룬 성과여서 값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 감독은 “창단할 때부터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해도 사회에서 낙오하는 일이 없도록 공부하는 선수를 키운다는 생각이었다”며 “낮에 강의를 다 듣고 오후 7~10시와 주말을 이용해 연습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 대학 배구선수 20명 모두 생활스포츠지도사 등 자격증을 기본적으로 5개, 많게는 10개까지 자격증을 땄다. 사회복지학 등 복수전공을 하는 선수도 많다”고 전했다.

공부와 병행하는 연습은 효율성이 좋았다. 선수들은 강의를 들으면서 자기개발이 이뤄지고 교우관계도 넓어지면서 표정이 밝아졌다. 학창생활이 즐거워지자 연습에도 매우 능동적이다. 공부와 함께 많은 자격증을 따면서 선수들의 자존감과 사기가 높아졌다. 짧은 연습시간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키웠다. 송 감독은 “처음에는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걸 힘들어 했는데 익숙해지자 표정이 갈수록 밝아지더라”라고 귀띔했다. 선수들은 또 지역교육청과 손잡고 초중고에서 운동처방법을 가르치는 등 재능기부 활동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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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 배구부 선수들이 지난 8얼 교내 체육관에서 대학이 소재한 충남 금산군 초등학생을 초청해 운동방법 등을 가르치는 여름 건강 캠프를 열고 있다. 중부대 제공
중부대 배구부 선수들이 지난 8얼 교내 체육관에서 대학이 소재한 충남 금산군 초등학생을 초청해 운동방법 등을 가르치는 여름 건강 캠프를 열고 있다. 중부대 제공
창단 초에는 50~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수도권 대학 배구부를 마다하고 이 지방대로 오려는 에이스급 고교 배구선수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배구부의 이런 커리큘럼에 우수 선수 자녀를 이 대학으로 보내려는 학부모가 늘어났다. 2016년 이 대회 챔피언결정전에도 올랐다. 당시 인하대에 1승 2패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네티즌들은 ‘어디에 있는 대학이냐” 등으로 반응하면서도 깜짝 놀라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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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 송낙훈 감독(가운데)이 지난 4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박우철(왼쪽), 김대현(오른쪽) 코치와 함께 주먹을 들어올리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중부대 제공
중부대 송낙훈 감독(가운데)이 지난 4일 충북 단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18 KUSF 대학배구 U-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박우철(왼쪽), 김대현(오른쪽) 코치와 함께 주먹을 들어올리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중부대 제공
송 감독은 “이번 성과는 선수들이 맘놓고 운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 대학의 지원 덕분”이라며 “나름의 색깔이 뚜렷한 새로운 전통이 깃든 배구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제자 선수들의 앞날을 걱정했다. 그는 “배구부 역사가 짧아 끌어주는 선배들이 없는 게 아쉽다”면서 “오는 8일 우리 선수 4명이 남자 프로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나서는데 좋은 팀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금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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