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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얼마나 싫길래...佛경찰 때린 복싱선수에 후원금 답지

경찰이 얼마나 싫길래...佛경찰 때린 복싱선수에 후원금 답지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9-01-09 14:52
업데이트 2019-01-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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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모금 통해 1억 5000만원 모여...비난 일자 중단

프랑스 전직 복싱 선수 크리스토프 데틴제가 지난 5일(현지시간) 경찰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트위터 캡처
프랑스 전직 복싱 선수 크리스토프 데틴제가 지난 5일(현지시간) 경찰을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트위터 캡처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에서 전직 복싱 챔피언이 경찰관들을 폭행한 뒤 시민사회가 폭행범을 돕기 위한 온라인 모금운동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 인사들이 분노를 표출해 모금활동은 멈췄지만 경찰에 대한 시민의 적개심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온라인 모금사이트 ‘리치’에 파리 시내 노란 조끼 시위에서 경찰관 두 명을 구타한 장면이 영상으로 찍혀 공개된 전 복싱 챔피언 크리스토프 데틴제(37)를 돕자는 운동이 조직돼 7500명이 넘는 네티즌이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시작된 모금운동은 24시간만에 7500명 이상 네티즌이 기부해 11만 7000 유로(약 1억 5000만원)의 금액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데틴제는 지난 5일 파리 시내 센 강변의 노란 조끼 시위에서 검은 외투 차림에 검은 장갑을 끼고 진압 장구로 무장한 경찰관을 향해 주먹을 날리는 영상이 공개돼 현재 경찰에 구금된 상태다. 그가 전문적인 복싱 기술을 구사하며 경찰관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영상은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퍼졌고, 그가 쓰러진 경찰관에게 발길질(싸커킥)을 하는 장면도 추가로 올라왔다.

경찰이 그의 신원을 특정해 추적에 나서자 그는 사건 이틀 후인 7일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에 출두해 자수했다. 2007∼2008년 프랑스 프로복싱에서 헤비급 챔피언에 두 차례 올랐던 데틴제는 파리 근교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수 하루 전인 6일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나는 노란 조끼”라면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분노하는 평범한 시민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시민사회가 데틴제를 위한 온라인 모금활동이 이뤄졌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정부 인사들은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엘리자베스 본 교통장관은 7일 프랑스앵포 라디오에서 “길바닥에 쓰러진 경찰관을 차고 주먹을 날린 자를 지지하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라고 비난했다. 무니르 마주비 디지털장관도 트위터에 “경찰관을 구타한 것이 돈이 좀 되나 보다. 이런 짓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리치도 모금 중단을 선언했다. 사이트측은 8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증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내용의 모금을 규정으로 금지한다”면서 “지금까지 기부된 금액은 데틴제의 변호사 비용 등에만 쓰고 남는 금액은 기부자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경제·사회정책 전반에 대한 반대로 노란 조끼 시위가 확산되면서 전국 규모의 집회가 8주째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경찰에 대한 적개심도 커진 상태다. 프랑스 정부는 시위의 폭력 양상이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과격 시위자 등록제를 검토하는 등 제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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