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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사원 여성출입 놓고 印 갈등 고조…모디 총리, 주 정부 공격

힌두사원 여성출입 놓고 印 갈등 고조…모디 총리, 주 정부 공격

김태이 기자
입력 2019-01-16 13:05
업데이트 2019-01-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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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주의자는 인도 문화 무시”…사원 진입 여성은 가족에게 폭행

여성의 유명 힌두사원 출입 문제로 인해 인도 사회 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연방 총리는 이 힌두사원 출입과 관련해 여성 신도를 옹호한 좌파 주(州) 정부를 맹공격했고, 사원 출입에 성공한 한 여성은 보수 힌두교도 가족에게 폭행당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5일 남부 케랄라 주의 한 도로 개통식에 참석, 케랄라 주 정부를 향해 “공산주의자는 인도의 문화와 정신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앞서 케랄라 주 정부는 이달 초 경찰 병력을 동원해 현지 유명 힌두사원인 사바리말라 사원에 여성 두 명이 처음으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이 사원은 그간 가임기 10∼50대 여성에 대해 ‘생리를 하니 깨끗하지 못하다’는 이유를 들어 출입을 막아왔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관련 제한을 풀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힌두 승려와 보수교도는 이에 불복, 물리력을 동원해 여성 출입에 제한을 뒀다.

그러다가 30∼40대 여성 두 명이 가임기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참배를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러자 보수 힌두교도는 주 곳곳에서 폭력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시위대 수천 명을 체포했다.

케랄라 주 정부와 달리 연방 정부를 장악한 인도국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 성향으로 사바리말라 사원과 보수 힌두교도의 주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케랄라 주 정부의 조치에 대해 “역사에 가장 수치스러운 일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케랄라 주 정부를 이끄는 좌파 성향의 ‘마르크스주의 인도공산당(CPI-M)’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CPI-M 측은 “모디 총리의 발언은 폭력 시위자들을 더욱 자극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사바리말라 사원 진입에 성공한 여성 카나카 두르가가 시어머니에게 폭행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두르가는 사바리말라 사원 참배 후 힌두 시위대를 피해 숨어지내다가 지난 15일 집으로 돌아왔다가 시어머니에게 나무막대 등으로 머리 등을 가격당했다.

두르가 때문에 사바리말라 사원의 전통을 지지하는 가족 공동체의 명예에 오점이 생겼다는 게 시어머니의 폭행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르가의 한 친구는 BBC 방송에 “두르가의 가족은 두르가가 집에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한 폭행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진 두르가는 이후 경찰에 시어머니를 신고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앞서 인도 여성 500여만명은 지난 1일 사바리말라 사원 출입 완전 허용과 종교 관련 양성평등을 요구하며 케랄라 주에서 620㎞ 길이의 인간 띠를 엮고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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