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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웹 아동음란물 이용자 300여명 검거…한국과 외국의 형량 차이

다크웹 아동음란물 이용자 300여명 검거…한국과 외국의 형량 차이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19-10-17 17:48
업데이트 2019-10-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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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손모(23)씨가 운영하다가 적발된 다크웹의 불법 음란물 공유사이트. 아동음란물 등이 유통된 이 사이트에 대해 한국, 미국, 영국 등 32개국이 공조수사를 벌인 결과 전세계에서 300여명의 아동음란물 이용자들이 검거됐다.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해당 사이트에 띄운 경고문. 2019.10.17
한국인 손모(23)씨가 운영하다가 적발된 다크웹의 불법 음란물 공유사이트. 아동음란물 등이 유통된 이 사이트에 대해 한국, 미국, 영국 등 32개국이 공조수사를 벌인 결과 전세계에서 300여명의 아동음란물 이용자들이 검거됐다.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해당 사이트에 띄운 경고문. 2019.10.17
한·미·영 등 32개국 수사기관 공조
300여명 검거…한국인이 200여명
23세 한국인 손모씨가 사이트 운영
지난해 검거돼 징역 1년 6개월 확정

한국과 미국, 영국 등 32개국 수사기관이 ‘다크웹’(dark web)에 개설된 아동음란물 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벌인 결과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 300여명이 무더기 검거됐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2017년 9월부터 한국인이 운영한 아동음란물 사이트에 대한 국제공조 수사를 벌여 32개국에서 이 사이트 이용자 310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223명이라고 경찰청은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이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손모(23)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충남에 있는 자신의 집에 서버를 두고 다크웹에 사이트를 개설해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 동영상 22만여건을 유통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415비트코인(약 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 사이트의 유료회원만도 4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씨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과거 미국 군 당국이 개발한 다크웹은 특정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접속이 가능하고,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를 추적할 수 없어 익명성이 보장된다.

이에 무기·마약 거래나 아동음란물 유통에도 쓰인다.

이번 수사는 영국 최악의 소아성애 범죄자인 매튜 팔더를 조사하던 영국 경찰이 이 사이트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웰컴 투 비디오’(Welcome to Video)라는 제목의 이 사이트 발견을 계기로 한국 경찰청,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국세청(IRS)·연방검찰청, 영국 국가범죄청(NCA) 등이 공조해 사이트 이용자 등 관련자들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미국 법무부도 16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검사실에서 이번 공조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 법무부의 발표에선 38개국에서 337명이 검거된 것으로 나왔다.

검거가 이뤄진 곳은 영국, 아일랜드, 미국, 한국, 독일,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체코공화국, 캐나다 등이다.

이 중 45세 미국인은 지난해 10월 15년형을 선고받았다. 돈세탁과 함께 비트코인으로 377달러를 내고 이 사이트에서 아동 음란물 등 2686개의 영상을 내려받은 혐의였다.

영국의 한 남성은 아동 성폭행과 함께 3세 여아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모습을 이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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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가범죄청(NCA)이 공개한 아동성폭행범 카일 폭스. 그는 5세 남아를 성폭행하고 3세 여아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모습을 ‘웰컴 투 비디오’라는 다크 웹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이트는 한국인 손모(23)씨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씨는 지난해 검거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19.10.19  영국 국가범죄청(NCA)
영국 국가범죄청(NCA)이 공개한 아동성폭행범 카일 폭스. 그는 5세 남아를 성폭행하고 3세 여아를 성적으로 학대하는 모습을 ‘웰컴 투 비디오’라는 다크 웹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이트는 한국인 손모(23)씨가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씨는 지난해 검거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2019.10.19
영국 국가범죄청(NCA)
미 법무부는 컬럼비아 연방 대배심이 손씨에 대해 발부한 기소장도 첨부했다.

미 법무부는 “이 사이트는 비트코인을 이용해 아동 포르노를 수익화한 최초의 웹사이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또 가상화폐와 암호화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아동 포르노 사이트가 확산하는 가운데 한미 수사 당국이 각국과 공조수사를 통해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의 하나를 단속했다고 미 법무부는 덧붙였다.

또 이번 공조수사를 통해 학대에 놓여 있던 아동 23명이 구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그동안 각국에서 진행 중이던 아동음란물 이용자 수사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문제의 사이트에 ‘홈페이지 개편 중’(Rebuilding)이라는 문구를 게시하고 사이트가 작동하지 않도록 조치해왔다.

공조수사 결과가 각국에서 발표된 뒤 경찰청은 이 사이트 접속화면에 ‘한·미·영 등 법집행기관들의 공조수사에 의해 폐쇄됐다’는 안내문을 띄웠다.

제시 리우 미국 연방검사는 “기술 뒤에 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떻게든 찾아내 기소할 것”이라며 아동음란물 범죄자들에게 경고했다.

영국 수사당국의 니키 홀란드 역시 “다크웹에서 활동하는 성범죄자들은 수사관들로부터 숨을 수 없다”면서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숨어 있을 수 없고, 보안이 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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