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15만장, 272명… 재계·시민·의료진 “우리가 대구다”

입력 : ㅣ 수정 : 2020-02-27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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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코로나19 ‘온정 바이러스’
“대구의 아픔은 곧 대한민국 전체의 아픔”
시민들 과일 상자 보내고 초등학생도 성금
유재석·김혜수 등 연예인들도 기부 동참
간절한 기도 26일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직원이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잠시 없는 사이 창밖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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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절한 기도
26일 부산 동래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직원이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잠시 없는 사이 창밖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속 모두가 ‘네 탓’ 공방에 빠져 있는 사이, 이 사회 다른 한쪽에서는 민간인들의 ‘온정’이 바이러스에 맞서는 항체가 돼 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경북에 전국 각지에서 격려 물품과 기업 성금이 쏟아지고, 젊은 의료인들은 일손이 부족한 대구로 달려가고 있다.

삼성은 26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예방과 피해 복구를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3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손소독제와 소독티슈 등 의료용품과 자가격리자 및 취약계층을 위한 생필품 키트, 의료진을 위한 면역력 강화용 건강식품세트 등의 구호물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긴급 지원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 14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이재용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해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민의 성원으로 성장한 삼성은 지금과 같은 때에 마땅히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해야 한다”면서 “이번 일로 고통받거나 위기 극복에 헌신하는 분들을 위해 미력하나마 모든 노력을 다하자”고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50억원을 쾌척한다.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전국의 재난 취약계층과 의료진, 피해자를 대상으로 현금과 함께 구호·방역 물품도 지원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치료·방역 등 의료활동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현대차의 전국 22개 서비스센터와 1374개 블루핸즈, 기아차의 전국 18개 서비스센터와 800개 오토큐를 통해 어떤 차량이라도 3월 한 달간 ‘특별 무상 차량 실내 항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SK그룹도 이날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피해 지원을 위해 5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SK실트론은 마스크 10만장과 손세정제 등 4억원 상당의 현물을 지원한다.

LG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억원을 냈다. LG생활건강은 10억원 상당의 핸드워시 제품을 현물로 지원한다. 롯데그룹은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10억원의 지원금을 내놨다. 특히 유통 계열사들은 위생용품과 즉석식품 등으로 구성된 키트를 대구시에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화와 한화솔루션은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 15만장을 기부했다.

●“아직도 많은 도움 필요”… 의료진 동참 촉구

젊은 의료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현재 전국에서 272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 치료에 대응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의사 9명, 군의관 10명, 공중보건의 180명, 간호사 73명 등이다. 이들은 대구의료원에 33명,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에 68명, 8개 구·군보건소에 171명이 배치돼 진단검사와 환자진료에 매진하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 왔다는 한 공중보건의는 “대구의 아픔은 곧 대한민국 전체의 아픔”이라면서 “아직도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만큼 전국 의료인들의 많은 동참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연예계 스타들도 뜻을 모으고 있다. SBS TV ‘하이에나’에 출연 중인 배우 김혜수와 주지훈은 각각 희망브릿지 전국재해구조협회와 굿네이버스에 1억원씩을 기부했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인 배우 정우성과 공유 역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각각 성금 1억원을 냈다. ‘국민MC’ 방송인 유재석과 강호동, 배우 이영애·이병헌·박서준·신민아·김혜은·박보영, 가수 이승환, 아이돌그룹 출신 배우 혜리·수지 등도 3000만~1억원을 기탁했다.

고통을 분담하려는 시민 정신도 발휘되고 있다. 서문시장, 수성시장, 북구 원룸 등에서는 당분간 임대료를 내리거나 받지 않는 사례가 이어졌다. 페이스북 ‘대구맛집일보’는 식당들이 영업 부진으로 소진하지 못한 식재료 현황을 올려 포장판매를 할 수 있게 힘을 보탰다. 익명의 독지가들이 보낸 과일 상자부터 시골 동네 초등학생이 용돈을 모아 보낸 성금 등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서울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2020-02-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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