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놀면 뭐합니까… 공연 봉사하며 행복 찾았죠”

입력 : ㅣ 수정 : 2020-02-27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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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귀 푸른솔 예술단 회장
공직생활 뒤 2010년 5인조 밴드 결성
3년 후 예술단 창단… 현 단원 30여명
병원·불우시설 등에서 위문봉사공연
“투병생활 지친 환자들이 웃을 때 보람”
최양귀 푸른솔 예술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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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양귀 푸른솔 예술단 회장

“남을 위해 나누고 베푸는 삶이 최고의 행복이란 걸 느끼고 있어요.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 준 회원들이 제일 고맙지요.”

국세청에서 33년 공직생활을 하다 2009년 정년 퇴임한 최양귀(70)씨는 26일 “퇴직 무렵 30년 넘게 받기만 했는데 앞으로는 남을 위해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한 음악 봉사가 벌써 10년이 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2010년 기타를 즐기는 음악인들과 함께 5인조 밴드를 결성, 지역 불우시설과 장애인·노인들을 위한 음악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이후 뜻을 같이한 사람들을 더 모아 2013년 순천 푸른솔 예술단을 창단하고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음악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난타, 색소폰, 오카리나 연주자를 비롯해 트로트, 대중가요, 팝송, 통기타 가수 등 3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푸른솔 예술단 회장인 최씨는 순천장애인 사랑봉사대 이사장을 함께 맡으면서 매년 15회 이상, 연 누적 127회의 재능기부와 위문봉사공연을 했다. 관내 주민자치센터, 노인장수복지대학, 요양병원 환우 등을 주요 대상으로 공연한다.

순천중증장애인협회 이사장을 지낸 최씨는 전남장애인문화협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장애인 노래자랑을 여는 한편 사비를 들여 생필품으로 이뤄진 상품을 주기도 한다. 소외된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전남 구례군 산골 출신인 최씨는 “넥타이 매고 근무하는 게 꿈이었고 실제로 인생 목표도 이뤘지만 난 원래 젊었을 때부터 통기타로 이름을 날렸다”며 “시골 노래자랑에서 대상도 타고 악사로도 많이 활동했던 경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최씨는 “퇴직 후 놀면 뭐하겠나. 공부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남을 위해 봉사도 하면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살아 보자고 다짐하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생활을 하는 어르신 대부분은 미소가 없는 무표정한 모습이지만 공연을 하면 즐겁게 웃으며 앙코르를 요청하는 박수를 힘차게 쳐 준다”면서 “이때가 가장 보람 있고 행복하다”며 웃었다.

항상 웃는 얼굴이어서 그는 ‘최미소’로도 불린다. 옆에 있던 이선주(58) 코리아 웃음 아카데미 원장은 “최 회장은 모든 게 OK이고 긍정 마인드 그 자체”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밥도 잘 사는 멋쟁이”라고 엄지를 척 세웠다. 최 회장은 “무의미하게 사는 것보다는 남에게 유익하게 베풀며 사는 게 최고의 인생”이라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장르별 전문적인 학습을 통해 순천에서 제일가는 예술단으로 성장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20-02-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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