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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님아 그 木, 숨을 거두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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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4-02 09:45 포토 다큐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포토다큐] 식목일 앞두고 가로수 ‘가지치기’ 수난

볼품없이 잘려져 나간 이 가로수는 보행자들에게 ‘닭발´가로수로 불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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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품없이 잘려져 나간 이 가로수는 보행자들에게 ‘닭발´가로수로 불리고 있었다.

겨우내 움츠렸던 땅 위 생물들이 기지개를 펴는 4월은 식목일도 끼어 있다. 이맘때면 지자체와 기업들, 시민들은 서로 나무를 심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이 식목의 계절 이전인 늦겨울부터 초봄은 도심 속 가로수에는 고난의 시간이다. 새싹이 나기 전에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이다. 가지치기는 나무의 균형 발달을 돕고 통풍이 잘되게 해서 가로수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다. 특고압선과의 안전 거리 확보도 전정의 또 다른 이유다. 하지만 작업의 편의성과 비용절감 등을 이유로 시민들은 이즈음 거의 벌목 수준의 가지치기를 목격할 때가 많다.
서울의 한 인도 위 잘려진 나무에 톱자국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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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인도 위 잘려진 나무에 톱자국이 나 있다.

서울의 대표적 수목거리인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 밑동만 남겨 놓고 잘려진 가로수 밑동이 녹색매트로 가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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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대표적 수목거리인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 밑동만 남겨 놓고 잘려진 가로수 밑동이 녹색매트로 가려져 있다.

160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2차선 차도 옆으로 줄지어 심어진 서울 신사동의 가로수길은 도심의 대표적 수목 거리다. 하지만 이곳의 가로수도 무분별한 전정의 가위를 피하지는 못한다. 은행나무 열매가 인도에 떨어져 악취를 풍긴다는 이유로 심한 가지치기가 진행됐고, 심지어 이면도로로 들어가는 길목의 나무는 차량의 시야확보 때문에 밑동만 남겨 놓고 완전 베어져 버렸다. 그리고 그 밑동은 녹색매트로 가려졌다.
서울의 대표적 수목거리인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은행나무 가지들이 심하게 전정되어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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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대표적 수목거리인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의 은행나무 가지들이 심하게 전정되어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경기도 일산 동구의 인도 위 잘려진 나무에서 날카로운 가지가 자라나고 있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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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일산 동구의 인도 위 잘려진 나무에서 날카로운 가지가 자라나고 있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경기 일산시 동구의 한 인도에는 나무젓가락을 꽂아 놓은 듯한 모양의 나무 수십 그루가 서 있다. 이 나무들은 나무의 역할을 전혀 할 수 없을 정도의 모습이다. 해당 구청에 문의해 받은 답변은 “그 나무들은 구청에서 관리하는 ‘가로수’(도로 옆에 심어진 나무)가 아니고 건물주들이 심은 조경수여서 관리감독 대상이 아니다”였다. 건물을 지을 때 필수녹지조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심어진 나무가 너무 자라 건물 간판을 가리고 출입을 방해하자 모두 베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베어진 나무들은 보행자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었다. 사람 키높이로 잘려진 나무에서 날카로운 잔가지들이 뻗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인 황현씨는 “어두운 밤에는 이 잔가지들이 더욱 안 보여 위험하다. 이렇게 해 놓을 거면 그냥 뽑는 게 낫다”며 안타까워했다.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지은 지 30년이 넘는 이 아파트와 함께 역사를 같이한 나무가 주차장 증축을 위해 무참히 잘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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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지은 지 30년이 넘는 이 아파트와 함께 역사를 같이한 나무가 주차장 증축을 위해 무참히 잘려져 있다.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지은 지 30년이 넘는 이 아파트와 함께 역사를 같이한 나무가 주차장 증축을 위해 무참히 잘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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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지은 지 30년이 넘는 이 아파트와 함께 역사를 같이한 나무가 주차장 증축을 위해 무참히 잘려져 있다.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지은지 30년이 넘는  이 아파트와 함께 역사를 같이 한 나무들이 주차장 증축을 위해 무참히 벌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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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지은지 30년이 넘는 이 아파트와 함께 역사를 같이 한 나무들이 주차장 증축을 위해 무참히 벌목됐다.

경기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 나무들이 벌목 수준으로 손상됐다. 지은 지 30년 넘은 아파트와 세월을 함께한 30년 넘은 나무들이 댕강댕강 잘리고 뽑혀서 아파트 한쪽에 쌓였다. 이 현장을 제보해 준 아파트 주민은 “명목상으로는 주차장을 넓히기 위한 것이지만 주차장과 상관없는 곳의 나무들도 비용 때문인지 마구잡이로 베어 버렸다”면서 “나무가 예뻤던 곳인데”라고 아쉬워했다.
서울의 번화가인 홍대입구역 인도에 심하게 잘려진 가로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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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번화가인 홍대입구역 인도에 심하게 잘려진 가로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경기 일산 동구의 인도 위 나무들이 사람 키높이에서 잘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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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일산 동구의 인도 위 나무들이 사람 키높이에서 잘려져 있다.

경기 안양 범계역 인근에서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회원들이 댕강 베어진 가로수길에서 나무권리선언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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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안양 범계역 인근에서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 회원들이 댕강 베어진 가로수길에서 나무권리선언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시민단체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은 올해 2월부터 자연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시민과학 플랫폼 ‘네이처링’과 페이스북을 통해 잘못된 가지치기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모아진 제보들을 지자체와 시민들에게 공유하고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한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현재까지 200여건의 제보가 사진과 함께 올라와 있다. ‘가로수를 아끼는 사람들’의 대표인 최진우 조경학 박사는 “가로수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풍치를 주어 마음을 즐겁게 하고, 더운 여름에는 그늘을 주어 시원하게 하며, 자동차 통행이 잦은 도로에서는 소음을 줄이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주고, 단절된 도시녹지를 연결하여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등 도시에 꼭 필요한 그린인프라다”고 강조한다. “그러니 도심 속 모든 나무는 사유지의 것이라 하더라도 공공재 성격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앞으로 지자체와 사유지의 나무까지 함께 컨설팅해 주고 지원해 주는 정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글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021-04-02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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