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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이어 中도 ‘저출산 쇼크’ 14억명 마지노선 겨우 지켰다

한일 이어 中도 ‘저출산 쇼크’ 14억명 마지노선 겨우 지켰다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5-11 20:48
업데이트 2021-05-12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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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가통계국 2020년 총인구 발표

10년 동안 7300만명 늘어 14억 1178만명
증가율은 0.53%… 1970년 이후 최저 수준
2015년 두 자녀 정책에도 출산율 안 올라
자료 한 달 늦게 공개 다양한 추측도 난무
이르면 2년 후 인도에 ‘인구대국’ 내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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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 중국인 어린이가 지난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내 자금성 앞에서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든 뒤 윙크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인구 증가율은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이 오랫동안 실시된 영향으로 조만간 중국의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한한 중국인 어린이가 지난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 내 자금성 앞에서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만든 뒤 윙크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11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인구 증가율은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이 오랫동안 실시된 영향으로 조만간 중국의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지난해 중국의 총인구가 14억 1178만명으로 집계됐다. 10년 전보다 7000만명가량 늘어났지만 증가율은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추세면 한국과 일본, 대만과 마찬가지로 조만간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중국 전체 인구가 14억 1178만명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010년(약 13억 3900만명)과 비교해 7300만명 가까이 불어나긴 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증가율은 0.53%로, 2000~2010년(0.57%)보다 낮아졌다.

중국은 10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를 하는데 최근 조사는 지난해 이뤄졌다. 중국의 인구 통계는 올해 1월부터 논란이 됐다. 국가통계국이 ‘2020년 국가 통계’를 발표하면서 인구 분야만 빼놓은 것이다. 당국은 “센서스 결과로 갈음하고자 공개를 미뤘다. 4월 초에는 결과를 내놓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달 초까지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출산 기피와 사망 증가가 겹쳐 심리적 마지노선인 14억명이 무너진 것 아니냐’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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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해 충격을 줬다. 곧바로 국가통계국은 “2020년에도 인구는 계속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FT 보도와 달리 중국 인구가 감소하진 않았지만 인구 증가율 하락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르면 2~3년 안에 ‘14억 인구’가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의 인구절벽 현상은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너무 오랫동안 실시한 결과다. 1949년 5억명이었던 중국의 인구는 1964년 7억명, 1974년 9억명으로 늘었다. 1979년 덩샤오핑은 “2010년까지 인구를 14억명으로 유지하겠다”며 소수민족을 제외한 모든 가정에 한 명씩만 자녀를 낳도록 했다. 연평균 소득의 10배에 달하는 벌금과 강제 유산 장려 등을 통해 인구 증가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상당했다. 조부모 4명과 부모 2명, 아이 1명으로 이뤄진 ‘4·2·1’ 가족이 고착화돼 경제를 끌고 가야 할 젊은 세대가 부모와 조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겨났다. 2015년부터 노동 가능 인구(15~64세)도 줄어들었다. 뒤늦게 중국 정부가 2015년 ‘두 자녀 허용 정책’을 발표했지만 출산율은 반등하지 않고 있다. 높은 주거비와 경쟁적인 생활환경 때문에 ‘아이를 낳으라고 해도 낳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추세면 중국은 ‘세계 최대 인구대국’ 자리를 2023~2024년쯤 인도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이푸셴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교수는 “인구 구조상 중국이 미국보다 훨씬 빨리 늙고 있다. (지금 추세면) 중국이 미국을 추월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센서스 결과에 의구심을 드러낸다. 지난해 중국이 발표한 2019년 총인구는 14억 5만명이다. 불과 1년 만에 중국 인구가 12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2019년 통계는 출생·사망 신고에 근거했고, 2020년 센서스는 전수조사로 이뤄졌다. 집계 방식이 달라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연평균 700만명 정도이던 순증 인구가 지난해에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2021-05-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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