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과 의사소통 정례화 합의”… 국면 전환 나섰나

北 “유엔과 의사소통 정례화 합의”… 국면 전환 나섰나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17-12-10 21:46
업데이트 2017-12-11 00: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방북 펠트먼, 일정 하루 늦춰 귀국길 “유엔·美 균열시켜 제재 약화 노린 듯”

북한이 제프리 펠트먼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 방북 이후 유엔과 다양한 급에서 왕래를 통한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하면서 향후 유엔 대화 채널을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지 확대
방북 유엔 사무차장 귀국길
방북 유엔 사무차장 귀국길 지난 5일부터 닷새간 북한을 방문했던 제프리 펠트먼(가운데) 유엔 정무담당 사무차장이 9일 귀국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 국제공항에 내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지 못했지만 북한과의 의사소통 정례화에 합의하는 등 대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징 AP 연합뉴스
4박 5일간 방북 일정을 마친 펠트먼 사무차장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과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북한은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와 관련한 현재 상황이 가장 긴박하고 위험하다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상황은 오직 외교적 해결책으로 풀 수 있다”면서 “진실한 대화의 과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9일 “우리 측과 유엔 사무국 측은 이번 유엔 부사무총장(사무차장)의 방문이 우리와 유엔 사무국 사이의 이해를 깊이 하는 데 기여하였다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앞으로 각이한 급에서 내왕을 통한 의사소통을 정례화할 데 대하여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유엔의 공정성 보장 문제와 관련한 우리의 원칙적 입장을 천명했다”면서 “유엔 사무국 측은 조선반도 정세 격화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국제 평화와 안전 보장을 기본으로 하는 유엔의 사명을 밝힌 유엔 헌장에 따라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에 이바지할 용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북한에 입국한 펠트먼 사무차장은 본래 귀국 예정일인 8일보다 하루 더 머무르고 9일 귀국길에 올랐다. 북한에 하루 더 머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방북 기간 펠트먼 사무차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박명국 북한 외무성 부상과 각각 만나 양자회담을 했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오는 13일 열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이번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AFP 통신 등은 “펠트먼 사무차장이 북한과 소통 채널 구축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유엔을 통해 북·미 대화에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의 제재·압박 속에 유엔 고위급 인사를 초청한 북한이 유엔 대화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군사적인 긴장이 고조되는 흐름 속에서 유엔과 소통을 통해서 자기 목소리를 충분히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유엔과 미국 또는 유엔과 국제사회 간의 균열을 꾀해 국제사회가 북한에 가하고 있는 제재의 예봉을 약화시키는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7-12-11 1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