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재테크 해법은
‘시계(視界) 제로’요즘 재테크 환경을 가장 적확하게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돈 굴리는 일이 언제라고 쉬웠겠는가마는 요즘처럼 종잡기가 어려웠던 적도 흔치 않았을 성싶다.
한때 최고의 재테크 수단으로 꼽혔던 부동산 시장은 어두운 전망에 휩싸여 있고 주식시장도 상반기 안에 제대로 돈 벌기는 틀렸다는 관측이 많다. 그렇다고 은행으로 가는 것도 성에 안 찬다. 지난해 말 이후 한때 5%대 특판예금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요즘 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3% 중반이다. 이런 저금리 기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시대의 투자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박승호 국민은행 평촌PB센터 팀장은 저금리 시대의 투자원칙을 ▲기대수익률을 낮춰라 ▲작은 금리차도 다시 보라 ▲‘마이웨이’로 가라 등 3가지로 요약했다.
먼저 기대수익률을 저금리 기조에 맞춰 하향조정하라는 것이다. “펀드 투자 고객은 대개 10%대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재 코스피지수가 1680선인데 10% 수익을 내려면 1850은 돼야 합니다. 최근 1년간 최고치를 경신하고도 100포인트나 높은 수준입니다. 이게 가능하진 않다고 봅니다.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이유죠.”
0.1%포인트의 금리차도 다시 보라는 게 두번째 조언. 다양한 상품을 꼼꼼하게 뜯어보라는 것이다. “호황기라면 1~2%포인트의 금리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지금은 아주 작은 차이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유행 따라 친구 따라 이리저리 돈을 굴리기보다 자기 목표와 자금 주기에 맞춰 ‘마이웨이’를 걷는 것도 중요한 원칙. 가령 지난해 말 금리 상승을 염두에 두고 3~6개월 단기 예금에 가입한 사람들은 지금쯤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금리 하락으로 1년 만기로 특판 예금에 돈을 묻어놓은 사람에 비해 결과적으로 손해를 본 꼴이 됐다.
2년짜리 여윳돈을 갖고서 3개월 단위로 돈을 굴리는 것은 오히려 투자를 안 하니만 못하다.
불투명한 재테크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눈여겨볼 만한 상품을 소개한다. 똑똑하고 깐깐한 소비자가 저금리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03-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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