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로 키운 라오스 1위 기업 코스피 상장통해 글로벌 1위로”

“중고차로 키운 라오스 1위 기업 코스피 상장통해 글로벌 1위로”

입력 2010-11-17 00:00
수정 2010-11-17 00:5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상장되는 韓商 1호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30분 만에 목표치가 다 찼다고? 절반이 백지?”

이미지 확대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11일 베트남 하노이 공항.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으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기다리던 오세영(47) 코라오그룹 회장은 직원에게 걸려온 전화를 끊고 일순 멍해졌다.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 시작 30분 만에 목표치가 다 찼다는 소식이었다. 공모가 희망 밴드(3800~4800원) 상단인 4800원 아래로 적어낸 곳은 하나도 없고, 어떤 값에든 받겠다는 백지 제출도 절반 이상이었다. “순간 눈물이 흐르더군요. 23일이면 제가 라오스에 온 지 딱 20년 되는 날이라 더욱 뜻깊었습니다.”이달 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는 한상(韓商) 기업 1호이자 라오스 민간기업 1위 기업인 코라오그룹을 이끄는 오 회장을 지난 11일 현지에서 만났다.

그는 “약속은 꼭 지키는 기업이 되겠다.”면서 “공시 등 각종 지표 발표는 신중히 하고, 매년 한두번씩 일반투자자를 현지에 초청하는 등 투명하게 회사를 경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코라오그룹은 오 회장이 1997년 중고차 5대로 시작한 사업이 모태다. 코오롱상사 말단직원으로 시작한 그는 베트남에서 중고자동차 무역을 하며 큰돈을 벌었다. 1996년 베트남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에 가입하며 중고차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바람에 빈털터리가 됐다. 아내는 첫아이 출산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비행기삯이 없어 옆나라인 라오스에 정착하게 됐다. 운전 방향은 우리나라와 같은데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 중고차를 들여오다 보니 곳곳에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 중고차를 들여오면 대박 나겠다.”는 동물적인 감이 왔다.

누나에게 돈을 빌려 중고차 5대를 들여오고, 현지의 중고차 개조공장을 헐값에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달러 남짓으로 산업화 초창기에 있는 라오스. 자동차 수요가 폭발적이었다. 이제 그는 자동차·오토바이 판매, 은행, 물류, 건설, 전자제품 판매 등 6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다. “세계 1위 기업을 만들겠다는 꿈을 이루려면 상장을 통해 확실히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오 회장은 상장 이유를 밝혔다. 당초 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3곳에서 상장을 검토했으나 ‘한상’으로서의 자부심 때문에 한국을 택했다.

“우리 회사에 투자한다는 건 1970년대 한국으로 타임머신을 타는 것과 같다. 이머징마켓인 라오스에 투자하면 성장 이익을 누릴 수 있다.”며 그는 코라오그룹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코스피시장의 다른 한국 기업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성장동력을 고민해야 하지만 우리는 젊은 나라에서 일하는 젊은 기업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사업에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진행된 공모가 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총 175개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8억 6700만주를 접수해 9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 수요예측 평균은 6000원이었지만 오 회장이 당초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주당 48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비엔티안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11-17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