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0兆 딜레마’

금융당국 ‘20兆 딜레마’

입력 2011-02-12 00:00
수정 2011-02-1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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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해결 재원 마련 추진 은행 반대… 정계 “현실성 없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재원 20조원 확보를 추진 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재원 마련의 중심이 될 은행권은 담당부서도 배치하지 않을 정도로 미온적인 반응이다. 정치권에서도 “현실성이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20조 확보 계획’은 목표치에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예금보험기금 내에 은행·저축은행·보험 공동계정을 설치해 10조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하겠다는 것이다. 이 안이 통과되면 은행 예금자 보호를 위해 쌓아놓은 계정이 저축은행 예금자 구제에 사용된다. 결국 은행의 예금자 보호력이 떨어지는 안이기 때문에 당정협의에 참여한 한나라당에서마저 2월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행연합회는 이미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적자금 투입에 부담을 느끼며 간접적으로 은행의 자금을 동원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당국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사실상 정책금융공사가 저축은행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모양새인데, 그게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시중은행이 상업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대신 손해를 보면서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나서는 의사결정을 한다면 나중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를 해명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11-02-1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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