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회장에게도 은폐 시도 의혹

농협, 회장에게도 은폐 시도 의혹

입력 2011-04-15 00:00
수정 2011-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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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병 “사고난 뒤 내용 곧바로 보고 못받아”

사상 최악의 농협중앙회 전산장애로 인한 금융거래 중단사태와 관련, 사고발생 직후 농협 직원들이 최원병 회장에게조차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축소·은폐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은 14일 오후 전산장애 관련 사과 회견에서 “나도 사고 난 뒤 내용을 곧바로 보고를 못받고 다른 방향에서 그 내용을 알고 부속실에 전화해서 ‘무슨 일이냐’고 따졌다”고 밝혔다.

농협중앙회의 최고관리자에게조차 사고발생 직후 즉각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실토’한 것이다.

최 회장은 또 “그후 담당부장이 나에게 전화를 해왔고 담당부장이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시스템 하나도 문제없도록 해결하겠다’고 얘기해서 나도 그렇게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13일 아침에 와서 보고를 받을 때도 오전 11시면 복구가 된다고 하더니, 다시 오후 2시 얘기를 하더라”면서 “직원들을 달래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빨리 복구해서 고객들에게 불편을 안 주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해 더이상 문제삼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조차 사태의 심각성과 중대성에 대해 실무자들로부터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런 과정을 설명하면서 최 회장은 “기자들이 당한 것(농협측으로부터 복구완료시간에 대해 답변을 들었으나 여러 차례 지연된 점)이나 내가 당한 것이나 똑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최 회장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조사가 다 끝나면 직원이든, 용역회사든 잘못한 부분에 대해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면서 “용역회사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법적으로 모든 조치를 다하겠고, 우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농협 측이 사고 발생 이후 복구시간을 공개했으나 여러 차례 지키지 못해 의도적으로 사고의 파장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서도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앞으로는 은폐시키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만약 은폐시킨 사실을 뒤늦게라도 알게 되면 그 직원에 대해선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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